연주회 및 음반 후기

이자이: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힐러리 한 연주 LP 후기

교클 2024. 7. 3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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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생일선물로 친형에게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LP를 받았다.

제법 가격이 나가는 음반인데 즉흥적으로 이야기 했는데도 기꺼이 선물해 준 형에게 감사를 표하며 리뷰를 작성한다.

 

벨기에의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곡가인 외진 이자이가 작곡한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6곡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바이올린 곡으로 악명 높은 작품이다.

일반인들에게 어려운 곡으로 유명한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같은 곡들보다도 기교적으로는 더욱 난이도 높은 곡이며 이전에도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는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되어 왔으나 대중적으로 그렇게 유명한 곡은 아니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일반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도 제법 유명해진 곡이다.

 

이자이-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2악장 Fugato. 힐러리 한 연주.

 

 

제목만 들어도 대충 짐작 가능하지만 이 작품은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의 큰 영향을 받은 곡이다.

이자이가 이 곡을 작곡하게 된 계기가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시게티의 바흐 무반주 연주를 듣고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번 곡의 경우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동일한 구성(느린 악장-푸가-느린악장-빠른악장)으로 되어 있으며 그 외의 곡들에서도 바흐의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보이고는 한다.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6곡 중 가장 유명한 제3번 '발라드'. 힐러리 한 연주

 

이자이의 이 곡을 현재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바이올리니스트 중 하나인 힐러리 한이 2023년에 레코딩하여 음반을 발매하였다.

유튜브에 검색해보면 이전에 힐러리한이 이 곡을 연주한 라이브 영상이 여러 개 존재하지만 정식으로 녹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곡의 인기가 최근에 많이 올랐다는 것이 새삼스레 실감나는 부분이다.

2023년는 이자이가 이 작품을 작곡한 지 100년째 되는 해이기도 하다. 앨범 커버 속에 설명에 의하면 힐러리 한도 이 사실을 알고서는 레코딩을 서둘렀다고 한다.

 

음반을 조심스래 꺼내서 LP 플레이어에 올려놓았다.

 

힐러리 한의 테크닉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출중하며 매일 바흐 무반주를 연습한다고 할 만큼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에 대한 애정과 이해도도 뛰어나기 때문에 바흐의 곡에 많은 영향을 받은 이 작품에서도 뛰어난 해석을 보여준다.

 

2023년 음반이니 음질은 당연히 말 할 것도 없이 뛰어나다.

음원은 물론이고 LP의 음질도 매우 깔끔하고 선명하다. 사람에 따라 LP 치고는 너무 차갑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이는 힐러리 한의 연주 스타일과 음색의 특징이다. 협주곡이나 피아노 반주가 있는 바이올린 작품에 비해 이런 무반주 바이올린 독주곡은 연주자의 음색이 더욱 도드라져 보일 수밖에 없다.

 

 

총평: 기대한 만큼의 연주를 들려준다.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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