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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유스오케스트라-THE COSMOS (연주곡: 홀스트 <행성>) 관람후기

교클 2021. 9. 11.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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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유스오케스트라 제20회 정기연주회 - THE COSMOS (연주곡: 홀스트 <행성>)관람후기

 

일시: 9월 4일

장소: 경남 진주시 경남문화예술회관

지휘자: 박상준

관현악단: 진주유스오케스트라(Jinju Youth Orchestra)

연주곡: 구스타브 홀스트(Gustav Holst) - 관현악 모음곡 <행성>(The Planets)

 

 

 

 

홀스트의 〈행성〉은 개인적으로 매우 애청하는 곡으로 항상 실황연주를 듣고 싶었던 곡이었다. 하지만 이 곡은 규모가 워낙 크고 필요한 악기가 많은데다 난이도도 높은 곡인지라 쉽게 들을 수 있는 곡이 아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로는 많은 연주회가 취소되고 새로운 연주회를 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언제 감상할 수 있을지 요원하였다.

그런데 이런 어려운 상황속에서 이 곡의 실황연주를 들을 기회가 생겼다. 심지어 진주에서! (이번 연주회는 <행성>의 진주 초연이다. 이 곡의 공연이 있어도 거의 광역시 이상의 대도시에 위치한 관현악단들이 연주하였기 때문에 진주에서 이 곡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오랫동안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처음 이 공연의 포스터를 보고는 일부 곡들만 발췌해서 하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놀랍게도 전곡 연주회였다는 걸 알고는 바로 티켓 신청을 하였다. 공연은 선착순 전석 무료 초청 공연이었다. 원래 이 날 아침 고향 대구로 갈 계획이었는데 공연을 위해 계획까지 미루고 예매를 하였다.

 

9월 4일 오후 7시 즈음에 연주회장에 도착을 하였다. 코로나 시국이라 사람들이 많이 없지 않을까 하던 내 예상과 다르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왔다. 비록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한 칸씩 띄어 앉기를 하긴 했지만 앉을 수 있는 좌석은 거의 다 찬 듯 보였다.

사실 이 곡의 필요한 악기의 숫자가 워낙 많은 탓에 과연 원래 편성 그대로 연주하는 게 가능할까 싶었다. 전석 무료인지라 예산이 부족해 편성을 줄이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하프 2대가 배치된 걸 보고는 그러지는 않은 듯싶어 안심이 되었다.(다만 편성이 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뒤에서 설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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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7시 30분이 되었고 본 공연에 앞서 이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 해설자 역할을 오랫동안 맡은 장일범 씨의 곡 설명이 있었다.

해설이 끝난 후 본 공연이 시작되었다.

무대가 가득 차는 많은 연주자들이 입장하고 이어 지휘자가 입장한 후 현악기의 콜레뇨로 시작하는 1곡 <화성>이 연주되었다. 조용하게 시작한 곡이 점차 고조되다 마침내 터져 나온 음량은 기대 이상이었다. 나는 이때 바로 연주회를 오길 잘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트럼펫이 큰 활약을 하는 곡이라 좀 더 치고 나왔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이정도면 크게 나쁘지 않았다.

금관과 타악기가 대활약하는 <화성>과 달리 두 번째 곡 <금성>은 현의 역할이 중요한 악장이다. 아쉽게도 이 악장에서는 현의 음정이 깔끔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경향이 있었다. 다만 이 곡에서 자주 나오는 바이올린 솔로를 훌륭하게 소화한 악장(콘서트마스터)는 칭찬하고 싶다.

3곡 <수성>에 이어 4곡 <목성>의 경우도 만족스러운 연주였다. 중반부의 그 유명한 Thaxted 부분은 현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다행히 2악장처럼 음정이 불안하지 않았다.

5곡 <토성>같은 경우 중반부 하이라이트 부분을 굉장히 빠르게 연주한 것이 독특했고(많은 연주를 들어봤지만 이정도 속도로 연주하는 걸 들은 적이 없다...) 6곡 <천왕성>같은 경우에도 특유의 시끌벅적 요란한 그 느낌을 잘 살려서 만족스러웠다. (특히 팀파니 소리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마지막 7곡 <해왕성>. 이 곡에서는 원래 중반부 이후 여성 합창이 등장한다. 합창단이 등장한다면 당연히 포스터에 합창단 정보가 있어야 했는데 정보가 없어서 안 나오는 건가 아니면 객원 연주자라서 포스터에 없는 건가 궁금했는데 결국 합창은 안 나온 채로 곡이 마무리되었다. 이 곡에서 합창단은 무대 뒤에서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관객들 시야에 보이는 무대만으로는 알 수가 없었다. 사정을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어쩔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공연은 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로 처음으로 관람한 공연이다. 정말 오랜만에 관람한 공연이고 마침 가장 듣고 싶었던 곡을 듣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특히 느린 악장들에서 좀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 곡에서 좋아하는 포인트인 빵빵 터지는 강렬한 음향과 다채로운 색체감은 대부분 충족시켜주었기 때문에 시간을 내서 공연을 관람한 보람은 확실히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 곡의 진주 초연을 과감하게 결정하고 훌륭한 연주를 들려준 진주유스오케스트라와 지휘자 박상준 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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