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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분석/낭만파 음악 17

슈베르트 최후의 교향곡 - 교향곡 제9번 〈더 그레이트〉

Franz Peter Schubert-Symphony No.9 in C Major, D 944 〈The Great(Die Große)〉 슈베르트의 9번 교향곡인 〈그레이트〉는 슈베르트가 사망하기 몇 년 전인 1824~1826년에 작곡된 곡입니다(예전에는 그가 사망한 연도인 1828년에 완성한 교향곡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1825년에 시작하여 1826년에 완성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름처럼 전곡의 연주 시간이 1시간에 육박하는 대곡으로 당시에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을 제외하면 이것보다 더 긴 교향곡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으며 19세기 낭만파 시대를 거치면서 엄청나게 거대해진 후대의 교향곡들과 비교해도 그 길이가 긴 편에 속하는 정말 ‘그레이트’한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그레이..

동물들의 신나는 카니발 - 생상스의〈동물의 사육제〉해설

Charles-Camille Saint-Saëns: 〈The Carnival of the Animals〉(Le Carnaval des animaux) 프랑스의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의 대표작 중 하나인 모음곡 〈동물의 사육제〉는 어린이들을 위한 음악으로 유명한 곡입니다. 작품을 구성하는 각각의 음악 자체가 짧으면서도 직관적이며 묘사가 뛰어나기 때문에 듣기도 쉬운데다 ‘표제음악이란 이런 것이다’는 것을 설명하기에 더없이 훌륭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이 곡은 현재 그의 대표작으로 여겨질 만큼 유명하지만 의외로 작곡가가 살아 있을 때에는 몇 번의 비공개 연주만 하고 공개 연주회를 한 적이 없는 작품입니다. 결국 공개 초연은 생상스 사후에나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작곡가 생상스는 이 곡을 단지 친구들과의 파티..

실패와 좌절을 극복한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Sergei Vasilyevich Rachmaninoff - Piano Concerto No.2 Op.18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라흐마니노프 최고의 인기작 중 하나이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피아노 협주곡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 곡은 1900년대 초반에 작곡하여 출판한 곡으로 유명 피아노 협주곡들 중에선 비교적 최근에 작곡된 음악이지만 아름다운 멜로디와 당대의 음악에 비해 덜 난해한 구성으로 초연 때부터 상당한 인기를 얻었던 곡이죠. 이 곡은 작곡가 본인에게도 의미가 깊은 곡입니다. 이 곡의 작곡 배경을 설명하려면 이 곡을 작곡하기 몇 년 전부터 보아야 합니다. 라흐마니노프는 1897년 교향곡 1번의 대실패로 인하여 작곡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습니다. 이 우울증..

우아하고 화려한 무도의 정경 - 베버의〈무도에의 권유〉

Carl Maria von Weber -〈Aufforderung zum Tanz〉 Op.68 이 곡은 초기 낭만파 작곡가 카를 마리아 폰 베버가 작곡한 피아노곡입니다. 당시 막 결혼한 아내 카롤리네를 위해 작곡한 곡입니다. 아직 표제음악이라는 장르가 대중화되지 않은 1819년에 작곡한 곡으로 표제음악의 선구적인 곡이라고 할 수 있을뿐더러 춤추기 위한 왈츠가 아닌 감상에 중점을 둔 콘서트 왈츠곡으로서는 거의 최초의 곡이기도 합니다. 아직 이런 형식의 곡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생전에 작곡가는 이 곡을 〈화려한 론도〉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합니다. 초판 악보에도 두 가지 명칭이 같이 쓰여 있죠. 위에서 이 곡을 피아노곡이라고 했지만 이 곡을 처음 들은 사람들은 아마도 이 곡을 관현악곡으로 들었을 확률이 높습..

즉흥곡이지만 즉흥곡이 아닌-슈베르트〈즉흥곡〉

Franz Peter Schubert-Impromptu 슈베르트의 피아노를 위한 4개의 즉흥곡은 이름과 다르게 진짜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곡은 아닙니다. 마치 즉흥곡처럼 즉흥적인 느낌으로 만들어진 곡이라고 해서 1827년 이 곡을 처음 출판할 당시 출판업자가 이름 붙인 명칭입니다. 즉흥으로 작곡되었으면 일정한 형식이 없어야 하지만 당연히 이 곡에는 각 악장들에는 론도, 변주곡, 세도막 등의 형식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슈베르트의 장점인 멜로디 만드는 능력이 잘 발휘되어 즉흥곡이라는 이름처럼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특징입니다. 슈베르트의 즉흥곡은 4악장으로 이루어진 2개의 곡이 있는데 첫 번째 곡이 Op.90 D.899번이고 두 번째 곡이 Op.142 D.935입니다. 인지도는..

동양과 서양, 그리고 삶과 죽음 – 구스타브 말러 〈대지의 노래〉

Gustav Mahler - Das Lied von der Erde(The Song of the Earth) A Symphony for Tenor, Alto (or Baritone) Voice and Orchestra 말러가 9번째로 작곡한 교향곡 〈대지의 노래〉는 독특하게도 중국의 시인들이 지은 한시들을 기초로 하여 작곡한 작품입니다. 1907~8년 당시 말러는 한스 베트게가 중국 한시들을 번역하여 출판한 의 《중국의 피리》라는 시집에 깊은 인상을 받아 이 곡을 작곡하게 되었습니다. 가사에 맞추어 〈대지의 노래〉는 동양풍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작품으로 탄생되었습니다. (물론 이 곡은 진짜 중국 전통 음악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 곡에서 말러는 서양에서 흔히 말하는 ‘오리엔탈리즘’ ..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 -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Johann Strauss II - 'An der schönen blauen Donau(The Blue Danube)' Op.314 도나우 강은 영어로는 다뉴브 강이라고 부르며 독일에서 시작하여 오스트리아, 루마니아, 헝가리 등 수 많은 나라들을 흘러 지나가는 거대한 강입니다. 오스트리아 빈을 관통하는 이 강은 빈 시민들에게는 서울 시민들에게 한강과 같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수많은 예술가들이 이 강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오늘 이 곡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대표작일 뿐만 아니라 도나우 강을 배경으로 한 음악들 중 가장 유명한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듣기에는 아름다우면서도 밝은 왈츠곡이지만 사실 이 곡이 작곡된 배경은 그리 밝지는 않습니다. 전통적으로 게르만 민족..

클래식 캐롤 - 차이코프스키〈호두까기인형〉

Pyotr Ilyich Tchaikovsky - The Nutcraker(Щелкунчик) Op.71 〈호두까기인형〉은 독일의 작가 E.T.A 호프만의 동화를 프랑스의 알렉상드르 뒤마가 각색한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한 발레 및 발레 음악입니다. 안무는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가 담당하였고 음악은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가 담당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특히 연말에 부모와 아이들이 같이 보는 작품으로 유명한 발레단이라면 연말에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처럼 이곳저곳에서 콘서트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이 발레의 배경이 크리스마스인데다 동화 같은 스토리에 음악도 아기자기하면서 듣기 편한 곡들이기 때문입니다. 음악을 담당한 차이코프스키는 이 발레음악들 중 8곡을 추려서 별도로 발표하였는데 이것이 ..

헝가리 (집시) 춤곡 –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Johannes Brahms - Hungarian Dances(Ungarische Tänze), WoO 1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은 21개의 곡으로 이루어진 모음곡으로 본인이 정식으로 작품번호를 붙인 곡이 아님에도 그의 가장 유명한 곡입니다. 브람스는 19살 젊은 시절이었던 1852년에 헝가리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에두아르트 레메니와 헝가리에 연주 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이 여행에서 브람스는 레메니의 집시풍 바이올린 연주와 헝가리 집시들의 음악들에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후 브람스가 작곡한 명곡들 중에는 집시풍의 음악들이 많이 존재하는데 그만큼 이 여행이 브람스에게 준 영향은 막대한 것이었습니다. (ex. 헝가리 무곡, 피아노 4중주 1번 4악장, 클라리넷 5중주 2악장 등...) 그리고 시간이 흐른..

신이 완성을 허락하지 않은 작품 – 브루크너 교향곡 제9번

Josef Anton Bruckner-Symphony No.9 in d minor, WAB 109 브루크너 최후의 역작인 교향곡 제9번은 제목으로 알 수 있듯이 작곡가가 4악장을 완성하지 못하고 죽어서 미완성으로 남은 교향곡입니다. 때문에 클래식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한 번 쯤 들어본 ‘9번 교향곡의 저주’에 해당하는 곡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는 1887년에 9번 교향곡을 작곡을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4악장을 완성하지 못하고 1896년 10월 11일에 죽고 맙니다. 브루크너가 교향곡을 작곡할 때 보통 2~3년을 걸려 한 곡을 작곡한 것에 비해 이 곡은 무려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쏟아부었음에도 4악장을 완성하지 못하고 죽은 겁니다. 그만큼 이 작품은 거대한 규모에다 심오한 깊이를 담고 있는 명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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