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분석/낭만파 음악

라흐마니노프 만년의 걸작-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교클 2024. 11. 24.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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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gei Vasilyevich Rachmaninoff - 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 Op.43

Серге́й Васи́льевич Рахма́нинов - Рапсодия на тему Паганини

 

1921년의 라흐마니노프(1873-1943)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 출신의 미국 작곡가로 귀족 가문 출신이었던 그는 러시아 혁명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껴 미국으로 망명하여 미국에서 여생을 보냈습니다.

그는 러시아에 있던 시절에 많은 곡들을 작곡하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라흐마니노프의 대표작으로 기억하는 피아노 협주곡 2번과 3, 교향곡 2번과 전주곡들, 악흥의 한때 등의 작품들이 모두 러시아 시절에 작곡한 곡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가 미국으로 망명한 이후에는 피아노 연주활동에 주력하였고 창작활동은 매우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작곡한 많지 않은 곡들 중에 가장 유명하고 인기있는 작품이 이번에 소개할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입니.

 

제목의 파가니니의 주제 파가니니가 작곡한 24개의 카프리치오 Op.1 24 곡의 주제 멜로디를 말하는 것입니다. 파가니니의 카프리치오 24번곡은 낭만파 시대의 많은 작곡가들을 매혹시킨 명곡이며 곡의 주제 멜로디는 많은 작곡가들이 인용하여 자신의 작품에 차용한 멜로디입니다. 라흐마니노프 역시 멜로디에 영감을 얻어 2달도 안되는 굉장히 빠른 속도 이 곡을 작곡하였고 미국 이주 번번한 작품이 없던 그의 작곡생활 말기의 걸작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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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의 분석

작곡 연도: 1934 7 3 ~ 8 18

작곡 장소: 스위스 루체른

초연 연도: 1934 11 7

초연 장소: Lyric Opera House, 볼티모어

초연자: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연주, 레오폴드 스토코프스 지휘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라흐마니노프-파가니니 주제에의 의한 광시곡.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루간스키, 알렉산더 베데르니코프 지휘의 러시아 국립 오케스트라 연주.

 

곡의 제목은 광시곡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질적인 형식은 서주와 24개의 변주로 이루어진 변주곡입니다.

그리고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함께하는 협주곡이기도 하며 단악장 곡이지만 곡의 구성상 빠름(1~10변주)-느림(11~18변주)-빠름(19~24변주) 이루어진 3악장 구성으로도 있습니다.

 

곡은 서주로 시작합니다. 서주의 경우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긴장감을 불어넣는 약간 위압적인 멜로디를 연주하는데 이 멜로디도 사실 뒤에 등장할 주제를 변형시킨 것입니다.

이후 특이하게도 주제가 가장 먼저 나오는 통상의 변주곡과 달리 이 작품은 거의 연결부 수준의 간략한 제1 변주가 먼저 등장한 이후 주제(Tema)가 등장합니다.

1변주 이후 등장하는 주제는 앞서 말했듯 파가니니 카프리치오 24번을 인용한 멜로디입니다.

주제는 피아노가 아닌 관현악단이 연주합니다. 피아노는 2 변주에서부터 관현악을 이어받아 본격적으로 주제를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곡은 계속 진행이 되며 7변주부터는 곡의 다른 중요한 주제인 그레고리안 성가의 진노의 (Dies Irae) 인용한 선율을 피아노가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진노의 날은 이후 10 변주에서 다시 등장하며 이후로도 여러 장면에서 숨겨진 등장합니다.

 

17 변주까지 쉴 새 없이 진행한 이후 등장하는 18 변주 Andante Cantabille 곡에서 매우 유명한 부분으로 아무 없이 18변주(Variation 18)이라고만 해도 보통 이 작품의 부분을 칭할 만큼 유명하고 인기가 많은 변주입니다. 라흐마니노프 본인도 변주에 대해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긴장감 넘치는 17변주가 잠잠해지며 현악기의 잔잔한 반주에 맞추어 피아노가 아름다운 멜로디를 연주하기 시작하며 점점 고조되다 오케스트라가 멜로디를 이어받는 부분은 라흐마니노프의 작품들 중에 손에 꼽을 만큼 아름다운 부분이라고 있습니다.

얼핏 들으면 파가니니의 주제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데 사실 멜로디는 파가니니의 멜로디 진행을 전위(ex 주제가 --- ---이런 식으로 진행 방향을 변형)시킨 리듬과 조성, 템포 등을 적당히 어울리게 변형하여 만들어 멜로디입니다.

 

단독으로 변주만을 연주하는 경우도 있지만 변주는 단독으로 들을 때보다 곡의 시작부터 분의 시간동안 다채롭게 진행되는 17개의 변주들을 들은 뒤에야 감동이 제대로 느껴지는 파트이기 때문에 해당 부분만 따로 듣는 것은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멋진 18변주가 끝나면 분위기가 다시 초반부 느낌으로 전환되어 긴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곡의 끝나갈수록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며 마지막 24변주의 경우 작곡가 본인도 인정한 연주하기 어려운 파트입니다.

피아노는 더욱 화려하게 날뛰고 와중에 금관악기가 초반부에 등장했던 진노의 날의 선율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연주합니다. 뒤따라 피아노는 글리산도까지 사용하며 오케스트라와 함께 화려함의 끝을 보여준 갑자기 끊어버리며 피아노가 주제 선율을 가볍게 연주하는 것으로 곡을 마무리합니다.

 

작라흐마니노프 본인이 직접 연주한 파가니니 랩소디. 1934년 녹음이며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도 초연 때 함께했던 스토코프스키,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입니다.

 


 

기타

앞서 말했듯 마지막 24 변주는 너무 어려워 피아노의 달인이었던 라흐마니노프 본인도 공연때 실수할 모른다는 두려움에 잔뜩 긴장하였습니다.

결국 라흐마니노프는 친구의 조언에 따라 평소에 절대 하지 않던 행동을 하는데 그것은 바로 연주 전에 술(크렘 드 멘트)를 들이킨 것입니다.

알콜의 힘으로 불안감을 잠재운 라흐마니노프의 초연은 대성공으로 마무리하였으며 작품은 초연 직후 곧바로 그의 대표작 하나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이후로 라흐마니노프는 작품을 연주할 때마다 항상 크렘 드 멘트  잔을 마시고 무대에 올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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