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ann Baptist Strauss I - "Radetzky March" Op.228
이 신나는 행진곡은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버지이자 왈츠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유명한 왈츠곡은 없는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대표작입니다.
형식은 라장조, 4/4박자의 관현악 소품이며 전형적인 A-B-A의 3부형식으로 구성된 곡입니다. 사실 워낙 짧은 소품곡이고 깊이 있는 곡은 아니기 때문에 이 곡 자체의 분석은 크게 설명할 거리가 없습니다. 라데츠키 행진곡은 곡에 얽혀있는 외부적인 스토리가 더욱 유명하고 매력적인 작품이죠.
이 곡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에서 항상 마지막을 장식하는 앵콜곡으로 공식 프로그램에는 없지만 실질적으로는 신년음악회를 상징하는 가장 유명한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명한 것은 신년음악회에서 이 곡을 연주할 때는 박자에 맞춰서 관객들이 같이 박수를 치는 것입니다. 박수 치는 타이밍도 법칙이 있는 엄숙한 연주회장에서 이는 굉장히 이례적인 사례죠. 이 불문율에 영향을 받았는지 현재는 다른 연주회에서도 이 곡이 앵콜로 나오면 다들 리듬에 맞춰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관객들이 함께 떼창을 하는 대중음악 콘서트나 관객이 추임세를 넣어주는 국악 공연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곡을 설명할 때는 곡의 정치적인 배경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라데츠키 행진곡의 라데츠키는 19세기 당시 오스트리아의 명장 요제프 라데츠키를 칭합니다.
이 곡은 라데츠키 장군이 이탈리아의 독립과 통일을 이루려는 사르데나 왕국의 군대를 이탈리아의 쿠스토자와 노바라에서 박살내 버리고 오스트리아로 개선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요한 슈트라우스 1세가 작곡한 곡입니다.
지금은 오스트리아가 이탈리아보다 훨씬 작은 나라지만 당시에는 지금의 몇 배는 되는 땅을 가진 유럽 최강국들 중에 하나였고 이탈리아는 여러 국가들로 분열된 체 대부분의 나라들이 오스트리아의 지배 아래 있었죠.
이 시기 오스트리아의 지배 하에 있던 이탈리아의 독립 의지를 상징하던 곡이 〈나부코〉라는 오페라입니다.(이 곡에 얽힌 사연은 지난 글 참조: https://schoolclassical.tistory.com/3 )
따라서 〈나부코〉와 〈라데츠키 행진곡〉은 사실상 이탈리아의 통일전쟁이라는 같은 사건을 바탕으로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를 상징하는 곡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라데츠키 행진곡은 이런 정치적 색채가 싹 빠진 채 그저 신나는 행진곡으로 소비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오스트리아의 입장일 뿐이고 이탈리아에서는 여전히 이 곡을 연주하지 않습니다. (가해자는 잊어도 피해자는 잊지 못하는 건 동서고금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사실)
기타
라데츠키 행진곡의 박수는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의 하이라이트이지만 이 전통이 딱 두 번 지켜지지 않았던 적이 있었는데 한 번은 2005년 신년음악회 며칠 전 동남아 대지진이 터지는 바람에 추모의 의미로 라데츠키 행진곡을 연주하지 않은 적이 있습니다. 다른 한번은 2021년 신년음악회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무관객 비대면 공연을 했기 때문입니다.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텅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박수소리 없는 어색하기 짝이 없는 연주를 해야 했습니다.
2022년 신년음악회에서는 이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48시간 이내 코로나 음성판정을 받은 관객들을 대상으로 1700석이 있는 홀에 1000명만 입장하여 공연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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