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맥의 역사 - ① POWER PC 시대

교클 2022. 4. 11.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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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맥은 현재 애플의 매킨토시 라인업 중 가장 오래된 제품군으로 애플의 데스크톱 맥을 대표하는 제품입니다. 
아이맥은 모니터와 본체가 하나로 구성되어 있는 일체형 PC(올인원 PC)로 마치 모니터 하나만 놓여 있는 듯한 애플다운 심플하고 멋진 디자인을 자랑하며 맥OS와의 조화로 일체형 PC들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높은 평가와 인지도를 가진 제품이기도 합니다.

아이맥 자체는 1998년에 출시했지만 사실 1984년에 나온 오리지널 매킨토시도 일체형 컴퓨터였기 때문에 아이맥은 어찌 보면 가장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애플의 근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 아이맥은 처음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모델들이 출시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디자인이 바뀐 시기를 한 세대로 잡아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아이맥 G3

13가지 색상의 1세대 아이맥들(출처: 위키백과)


아이맥 G3는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하고 나서 출시한 제품입니다. 
당시 잡스는 난잡했던 애플의 제품군들을 싹 다 쳐내고 일반인용/전문가용 × 데스크탑/랩탑, 이렇게 단 4가지 라인업만 남기기로 결정했는데 아이맥은 저 중에서 일반인용 - 데스크탑 라인업에 해당하는 기종이었습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디자인이었는데 흰색과 본다이 블루라고 칭한 반투명한 청록색 외장으로 이루어진 아이맥은 당시 베이지색 사각형 일색이었던 타 회사의 컴퓨터와 비교했을 때 마치 외계에서 온 것과 같은 충격을 주었고 이후 컴퓨터를 넘어 산업디자인 전반에 누드 디자인(제품의 표면이 투명하여 기기 속이 보이는 디자인) 열풍을 불러일으킵니다. 애플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작품이기도 했죠.
그리고 아이맥은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며 잡스가 복귀하기 전 파산위기에 직면했던 애플은 자금난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합니다.
이 아이맥은 처음에는 본다이 블루라고 이름붙인 청록색 1가지 색상만 출시되었는데 이후로 분홍-초록-주황-파랑-보라의 5가지의 색으로 늘어났고 최종 단종될 때까지 13가지 색상이 나왔습니다.(13가지 색상을 한번에 팔았던 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판매한 색상은 인디고-화이트-그라파이트 3종입니다.)
이후 아이맥들은 오랫동안 무채색 계열로만 나오다 2021년에 출시한 M1 아이맥에서 매우 오랜만에 다색의 라인업으로 돌아왔습니다.

2. 아이맥 G4

아이맥 G4. 사실 본체 내에도 모노 스피커가 있긴 했는데 음질이 나빠서 호빵맥 전용 프로스피커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양 옆에 있는 동그란 스피커들입니다.

2002년, 애플은 완전히 달라진 디자인으로 새로운 아이맥을 출시합니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거대한 덩치와 엄청난 무게를 자랑하는 CRT대신 LC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였고 더 높은 성능의 POWER PC G4 CPU를 장착하였습니다. 
오만가지 색상으로 나왔던 아이맥 G3와는 다르게 이 모델은 흰색 단색으로 출시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델의 가장 눈에 띄는 디자인 포인트는 커다란 반구형의 본체입니다.
반구형의 흰색 본체가 매우 인상적이어서 이 모델은 국내에서 통칭 ‘호빵맥’으로 불립니다.
이 호빵맥은 애플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제품으로 손꼽히는 모델입니다.
새하얀 반구형의 본체와 상하좌우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니터 암의 조화는 수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고 이후 애플 마니아들의 대표적인 수집품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출시된 지 20년이 넘은 현재에도 중고장터에서 수 십 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큰 사이즈인 20인치는 매물이 없어서 부르는 게 값...다만 이런 수집품들이 그렇듯이 보존상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그런데 이런 높은 평가를 받은 제품임에도 의외로 역대 아이맥들 중 가장 빠르게 세대교체가 된 모델이기도 합니다.(2002.1 ~ 2004.7) 
제조단가가 너무 비싸서(특히 극찬을 받은 모니터 암의 제조비용이 상당했다고 합니다.) 그랬다는 말이 있는데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직접 사용해본 경험에 의하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이유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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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이맥 G5

20인치 아이맥 G5. 마지막으로 출시한 아이맥 G5모델은 내장 카메라가 달려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제품은 초기형.


2004년에 애플은 다시 한 번 새로운 아이맥을 출시합니다.
이번에는 아예 모니터 뒷면에 컴퓨터 본체를 전부 다 넣어버립니다. 그래서 처음 본 사람들은 이걸 보고 컴퓨터가 아니라 모니터로 착각합니다. 아이브가 추구하던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극한으로 발휘한 것입니다.
이전 모델은 ‘호빵맥’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는데 이번 모델은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을 두른 흰색 본체 때문에 ‘두부맥’이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거기에 넓은 하단 베젤을 가진 모니터와 통 알루미늄 스탠드로 이루어진 이번 모델은 여러 차례 세대교체를 거친 2021년 현재의 M1 아이맥과 비교해 보아도 디자인의 유사성을 쉽게 느낄 수 있는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자랑하는 모델입니다.

하지만 이 당시 아이맥을 포함한 애플의 맥 제품들은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CPU입니다. 
당시 애플은 POWER PC라는 일반적인 PC와는 다른 독자적인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맥 모델명 옆에 붙은 G3~G5가 이 CPU의 세대별 라인업입니다.)
그런데 POWER PC는 G5가 출시된 2000년대 중반에 들어 성능의 한계에 직면합니다. 
당시 인텔과 AMD의 CPU들이 3GHz 이상의 고클럭을 자랑할 때 POWER PC는 수냉식 쿨러까지 써가면서 쥐어짜낸 G5 최고급 제품의 성능이 3GHz도 넘지 못하고 빌빌대었고 특히 노트북 라인업은 상황이 더욱 심각해 최고 성능이 고작 1.67GHz에 불과해 인텔과 AMD의 상대도 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G5의 발열이 정말 무시무시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도저히  노트북에 탑재할 수가 없어 구형 G4를 계속 개량만 해서 넣다보니 일어난 일입니다.)
아이맥은 그래도 G5를 가까스로 탑재하긴 했지만 결국엔 성능의 한계에 직면하게 될 것은 확실했습니다.
결국 2005년, 참다 못한 스티브 잡스는 결단을 내립니다. 
여태껏 주구장창 까내렸던 인텔 CPU를 채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후 출시된 인텔 아이맥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아이맥 G5의 내부설계. 애플은 일반적으로는 관심을 두지 않는 기기 내부의 디자인에도 진심인 편으로 유명합니다ㄷㄷ. 하지만 최후기형에서는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저 멋진 기판 디자인을 포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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