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애플 키보드의 역사

교클 2022. 8. 2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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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키보드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마우스보다 더욱 오래되었죠.
애플의 첫 히트작이었던 애플II 같은 경우 본체와 키보드 일체형으로 나왔었고 독립된 키보드로 처음 출시된 제품은 매킨토시보다 조금 더 일찍 나왔지만 망했던 애플 LISA에 동봉된 키보드였습니다. 일반 Windows용 키보드와는 키 배열이 약간 다르기 때문에 이후로 애플은 항상 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키보드를 만들어왔죠.(물론 서로 호환이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글에서는 애플의 역대 키보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단 아주 오래전 모델들의 설명은 생략하고 1세대 아이맥과 함께 동봉되었던 애플 USB 키보드부터 설명하겠습니다.

 


1.Apple USB 키보드

애플 USB 키보드. 키캡을 잘 보시면 단순히 검은색이 아니라 속이 비치는 디자인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ADB(Apple Desktop Bus)라는 독자규격을 사용했던 애플이 당시에는 선진적이었던 표준 USB를 사용하여 만든 키보드입니다.
이 키보드에는 USB 포트 2개가 달려있어서 키보드를 USB 허브처럼 사용하는 것도 가능했는데 주로 애플의 마우스를 키보드에 연결해 사용하는 용도로 많이 쓰였습니다. 당시 애플 마우스의 선은 이렇게 사용하라고 상당히 짧게 나왔었죠.
그리고 키보드에 전원버튼이 달려 있었는데 이 버튼으로 애플 컴퓨터 본체를 켜고 끌 수 있었습니다. 이 기능은 예전부터 애플의 키보드에 달려 있던 버튼인데 이 모델을 마지막으로 사라졌습니다.

이 키보드는 총천연색 반투명 플라스틱을 사용했던 아이맥과 세트로 나왔던 키보드인데 때문에 이 키보드 역시 아이맥과 똑같은 색깔의 반투명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졌습니다. 심지어 키캡까지도 속이 약간 비치죠.
아이맥이 당시 디자인 트랜드를 휩쓸고 수많은 아류작들을 만들어냈던 것처럼 이 키보드 역시 등장 이후 한동안 반투명 키캡을 모방한 키보드들이 많이 출시되었습니다.

 


2.애플 프로 키보드(Apple Pro Keyboard)

애플 프로 키보드 후기형. 황변현상과 먼지 유입등의 문제로 이런 깔끔한 상태는 오래 유지하기 힘듭니다...

2000년에 애플은 디자인을 바꾸어 키보드를 새로 출시하였습니다.
다양한 색상을 사용하였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단일 색상의 본체를 투명 플라스틱으로 두른 디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2년 후 2002년에는 검은색 반투명한 키캡을 불투명한 흰색 키캡으로 교체한 약간의 변경이 있었죠.
이 디자인은 당시 애플의 투명 플라스틱을 사용한 디자인 컨셉과 일치하며 지금 봐도 뛰어난 디자인이었습니다. 
다만...처음 사용할 때는 굉장히 예쁘지만 투명 플라스틱 외장이 키캡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둘러싸고 있는데 키보드 본체와 투명 외장 사이에 먼지와 머리카락 등이 들어가면 적나라하게 보이기 때문에 굉장히 지저분해 보일 뿐더러 그 이물질을 닦아내기 위해 분해하는 것도 힘들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키보드라는 물건이 먼지와 머리카락, 기타 이물질 등으로 상당히 잘 더러워진다는 걸 생각해보면 의외로 골치 아픈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흰색 모델의 경우에는 황변현상이 잘 일어나는 문제도 있습니다.

 


3.애플 키보드(Apple Keyboard,2003)

애플 G5 키보드

한국에서는 통칭 G5 키보드라고 부르는 제품입니다. 이 키보드가 파워맥 G5와 함께 출시된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흰색 + 투명 플라스틱의 조합은 기본적으로 동일하지만 투명 플라스틱은 테두리와 하판만 둘러서 지저분해 보이는 증상이 상당히 완화되었습니다. 
그리고 투명 프레임 내부의 본체가 곡선으로 경사져 있기 때문에 옆에서 키보드를 보면 마치 공중에 붕 떠있는 듯한 모습의 디자인이 되었습니다.
이 키보드는 키보드 역사상 가장 예쁜 키보드를 뽑으면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는 정말 멋진 키보드 중 하나입니다,
워낙 멋진 디자인의 키보드였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인터넷에서 벌크 신품으로 판매중이죠.(사실 단종된 지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 정품 제품이 남아있을 리가 없습니다. 이것들은 당연히 짝퉁입니다. 다만 디자인이나 기본적인 동작은 차이가 없습니다.)

이 모델부터 무선 블루투스 키보드 모델이 등장하였습니다. 물론 요즘 제품들처럼 충전식이 아니라 건전지를 통해 전원을 공급받는 모델이었죠.
이후 출시된 애플의 무선 블루투스 키보드들은 넘버패드가 없지만 이 모델의 경우 무선 키보드에도 넘버패드가 달려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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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애플 키보드(Apple Keyboard,2007)

애플 유선 키보드 알루미늄

2007년 애플은 새로운 키보드를 출시하였는데 이름은 이전 모델과 같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달라진 제품입니다.
투명 플라스틱을 사용하던 애플이 알루미늄으로 재질을 전환하였기 때문에 키보드도 이 변화에 맞추어 알루미늄을 사용하여 새로 디자인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제품부터는 노트북 키보드에서 주로 사용하던 펜타그래프 방식과 아이솔레이션 디자인을 채택하였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디자인은 지금까지도 애플 키보드의 표준적인 디자인으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이번 모델 역시 유선 제품과 무선 제품이 출시되었는데 둘의 기능 차이가 존재합니다.
유선 모델은 이전 모델처럼 USB허브로 사용할 수 있도록 USB포트 2개가 달려 있는 일반적인 풀사이즈 키보드였습니다.(사실 아주 잠깐 유선 텐키리스 키보드도 판매한 적이 있습니다. 다만 2009년에 출시해 2010년에 단종되었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 별로 없죠.)
하지만 무선 제품은 블루투스 연결이기 때문에 당연히 USB포트도 없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무선 모델은 텐키리스 키보드였죠. 숫자패드를 원하는 사용자가 제법 존재했기 때문에 애플 주변기기 제조사에서 (애플 키보드와 어울리는 디자인의)무선 숫자패드도 팔았죠.
물론 단점에도 불구하고 무선의 편리함을 원하는 소비자가 더 많았기 때문에 실제 수요는 무선 키보드가 더 많았습니다.
무선 모델은 2015년 매직 키보드의 출시와 함께 단종되었고 유선 모델은 조금 더 생존하여 2017년에 숫자패드가 달린 매직키보드의 출시와 함께 단종되었습니다.

 


5.매직 키보드(Magic Keyboard)

숫자 키패드가 있는 매직 키보드

2015년 출시되었습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기울기 경사도가 낮아진 것을 제외하면 크게 바뀌지 않았으나 기능적으로는 업데이트가 제법 이루어졌는데 전원공급을 건전지를 교환하는 방식에서 라이트닝 캐이블을 사용하여 충전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무선이지만 사용하다 배터리가 바닥났을 때 라이트닝 케이블로 맥에다 연결하면 충전과 동시에 유선으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죠. 때문에 편의성이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키배열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만 좌우 방향키가 커졌고 ESC버튼과 F1~F12 버튼이 커졌습니다. 
그리고 이 키보드는 맥북 키보드에 도입했던 나비식 매커니즘을 사용하지 않고 기존의 가위식 매커니즘을 사용했습니다. 나비식 키보드가 온갖 문제를 일으키다 4년만에 퇴출당한 걸 생각하면 굉장히 다행인 일이죠.

2017년에는 숫자 키패드가 달린 매직 키보드(Magic Keyboard with Numeric Keypad)가 나왔습니다.
이 제품은 이전의 유선 키보드를 계승하는 제품인데 이 제품의 출시와 함께 유선 키보드는 단종되어 애플의 키보드는 전부 무선 키보드가 되었습니다.
애플 유저들이 지금껏 바래왔던 숫자패드 달린 무선키보드가 드디어 출시된 겁니다.
이 숫자 키패드가 달린 매직 키보드는 기존의 흰색이 아닌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으로도 출시가 되었는데 스페이스 그래이 색상의 아이맥 프로와 함께 나온 제품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맥 프로 전용 번들 키보드로 별도 구매가 불가능했지만 애플 마니아들의 열렬한 요청으로 스페이스 그레이 키보드도 구매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단 스페이스 그레이 키보드는 기존 키보드보다 2만원 더 비쌌습니다. 그럼에도 상황이 훨씬 나아진 게 별도 구매가 불가능하던 시절에는 이 스페이스 그레이 키보드의 중고가가 몇십만원씩 하던 시절도 있었죠.


6.매직 키보드 2세대(Magic Keyboard second generation)

매직 키보드 2세대. 키보드의 색상을 보니 아마 아이맥 핑크에 나오는 키보드로 보입니다.

2022년 현재 애플에서 판매중인 키보드입니다.

흔히 매직 키보드 2라고 부르는 제품으로 2021년 새로운 M1 프로세서를 탑재한 아이맥의 출시와 함께 업데이트가 되었습니다.
기능상으로는 맥 라인업에서 더 이상 ODD를 사용하는 제품이 없어졌기 때문에 ODD eject 버튼이 없어졌고 별도의 기능이 없던 F5와 F6 버튼에도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더 큰 변화점은 터치ID버튼이 탑재되어 지문을 이용해 컴퓨터 비밀번호를 해제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었다는 점입니다.

다만 이 기능은 애플 실리콘 프로세서 탑재 맥에서만 이용 가능하고 기존 인텔맥 이용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터치 ID가 없는 매직 키보드도 판매중이기 때문에 인텔맥 사용자는 더 저렴한 터치 ID 버튼이 없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죠.
디자인적으로는 오래전 애플의 USB키보드(이 글의 맨 위에 있는 그 키보드)처럼 아이맥의 색상과 일치하는 다양한 색상이 추가되어 일체감을 느낄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다양한 색상의 키보드는 오직 아이맥을 구매할 때 그 아이맥과 같은 색상의 키보드만 기본 구성품으로 들어있으며 색상 있는 키보드만 별도로 주문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숫자 키패드가 있는 매직 키보드의 경우에는 이전 모델처럼 흰색과 검은색 두 가지 색상을 고를 수 있는데 역시 마찬가지로 애플은 검은색 키보드는 2만원을 더 비싸게 팔아먹는 졸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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