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들이라면 한 번 쯤은 챗GPT를 이용하여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것을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챗GPT가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알려졌으니 이미 상당수의 블로거들은 이 Chat GPT를 사용하여 블로그 글을 작성하는데 도움을 받거나 아니면 글의 전부를 챗GPT로 작성하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나 역시 챗GPT를 이용하여 글을 써보려는 시도를 몇 번 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챗GPT에 내가 작성하려는 클래식 작품 소개글에 써먹으려고 정보를 요청하니…사례 몇 가지를 소개한다.
사례 1. <우아한 유령 래그>글을 작성할 때 있었던 사례
Q. 우아한 유령 래그라는 작품의 조성을 알려줘
A. ”우아한 유령 래그"는 일본의 작곡가 사토 나오키(佐藤直紀, Naoki Satō)가 작곡한 곡으로, 애니메이션 **〈교향시편 유레카 세븐〉(Eureka Seven)**의 삽입곡 중 하나입니다. 영어 제목은 **"Elegant Ghost Rag"**입니다. 이 곡은 재즈의 래그타임(Ragtime) 스타일을 바탕으로 한 클래식-재즈 퓨전 곡으로, 독특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우아한 유령 래그의 조성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조성은 안 알려주고 다른 정보를 알려준다. 심지어 그 정보는 잘못되었다.
정답을 듣기 위해 답을 가르켜 주면서 더 물어보았다.
Q. 뭔소리야? 미국 작곡가 볼콤의 곡이야
A.앗, 맞습니다! 당신 말씀이 정확해요.
**“우아한 유령 래그 (Graceful Ghost Rag)”**는 **미국 작곡가 윌리엄 볼콤 (William Bolcom)**이 작곡한 곡입니다.
제가 앞서 착각했네요. 사토 나오키와는 전혀 다른 곡입니다. 정정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중략…)
주 조성은 **D장조(D Major)**입니다.
하지만 중간 중간 전조(modulation)와 반음계적 진행이 등장하여 감정의 변화와 세련됨을 더합니다.
…우아한 유령이 D장조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길래 그냥 반쯤 정답을 가르쳐 주면서 물어보았다.
Q. 뭔소리야 플렛 5개인데
A.윌리엄 볼콤의 Graceful Ghost Rag의 원조성은 바로…
🎼 D♭ 장조 (D-flat major)
→ 플랫 5개! (B♭, E♭, A♭, D♭, G♭)
…이건 뭐 하나 맞는 말을 하는게 없다. 정답을 알려줘도 이 악물고 모른척 하는 수준(참고로 '우아한 유령 래그'의 조성은 B-flat minor(내림 나 단조))
사례 2. <서주와 알레그로>글을 작성할 때 있었던 사례
Q. 서주와 알레그로가 푸냐니의 작품이 아니라 크라이슬러의 작품인 거야?
A. 네, 맞습니다! "서주와 알레그로(Introduction and Allegro)"는 푸냐니(Gaetano Pugnani)의 작품이 아니라, 프리츠 크라이슬러(Fritz Kreisler, 1875–1962)가 작곡한 곡입니다.
서주와 알레그로 영문명칭은 Praeludium and Allegro인데 단순히 단어를 직역해서 Introduction and Allegro라고 알려주고 있다. 물론 이 경우에는 직접 제목을 물어보면 Praeludium and Allegro라는 제대로 된 제목을 알려주기는 한다.
사례 3. 바이올린 독주 파트가 들어가있는 관현악 작품
Q. 콘서트마스터의 솔로 연주가 인상적인 대표적인 클래식 작품들 좀 알려줘
A. 1.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 "영웅의 생애 (Ein Heldenleben)"
이 곡에는 콘서트마스터가 영웅의 연인을 표현하는 긴 바이올린 솔로를 맡아. 상당히 테크닉도 필요하고 감정 표현도 풍부해야 해서 콘서트마스터의 역량이 확실히 드러나.
2. 무소륵스키 (편곡: 라벨) – "전람회의 그림"
특히 "빡빡머리 사무엘 골든베르크와 쉬뮐레" 같은 섹션에 짧은 바이올린 솔로가 등장하는데, 오케스트라 버전에서는 콘서트마스터가 그 부분을 연주해.
3. 말러 교향곡 제4번
2악장에서 특이하게 튜닝이 다른 바이올린을 사용한 콘서트마스터의 솔로가 있어. 약간 ‘사악한 바이올린’처럼 묘사되기도 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4. 브람스 – 교향곡 제1번, 제2악장
짧지만 매우 아름다운 바이올린 솔로가 있어. 잔잔하고 서정적인 멜로디가 콘서트마스터의 표현력과 감성을 요구해.
5. 차이콥스키 – 교향곡 제5번, 제2악장
호른의 주제 후에 이어지는 짧은 바이올린 솔로가 인상적이야. 감미롭고 우아한 분위기를 만들어줘.
2번과 5번 곡에는 바이올린 솔로가 없다. <전람회의 그림> 중 ‘사무엘 골든베르크와 쉬밀레’에는 바이올린 솔로가 아니라 트럼펫 솔로가 들어가고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2악장에도 독주 바이올린은 나오지 않는다. 물론 현이 연주하는 멜로디가 매우 아름다운 곡이긴 하지만.
작정하고 오류를 뽑으려고 만들면 하루에도 수십 개의 오류를 발견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이정도만 하자. 챗GPT가 환각 현상을 일으키도록 내가 의도적으로 유도한 것도 아닌데도 이렇다.
적절한 챗 GPT 이용법
그러나 나도 블로그 글을 쓸 때 챗GPT를 어느 정도 활용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정보 검색을 위해 사용했었는데 해당 용도로는 몇 번 챗GPT가 출력한 정보에 대해 팩트체크를 해보다 속출하는 오류에 이건 아니다 싶어 포기했고 이후로는 보통 글의 전개를 어떻게 해야할 지 도무지 감이 안잡힐 때 활용하곤 한다. 말하자면 글의 방향성을 잡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
그 외에 본문을 시작하는 도입부와 요약, 정리하는 결말에 쓸 문단. 혹은 제목을 짓는데 아이디어가 안떠오르면 종종 도움을 받기도 하며 몇몇 성악 작품들의 외국어 가사를 번역할 때에도 사용한 적이 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영어로 질문을 하면 조금 더 정확하고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 같다. 2023년에는 한글 검색이 너무 빈약해서 영어로만 사용했었다. 이제는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영어로 검색하는게 더 좋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마무리
언젠가 챗GPT와 같은 AI 기술은 완성도 있으면서도 오류도 없는 글을 만들어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 적절한 도움을 받아 글을 쓰면 몰라도 챗GPT만을 이용해서 팩트체크조차 안하고 마구 글을 찍어내는 것은 잘못된 정보로 인터넷을 오염시키는 행위만 될 뿐이다.
덧붙여 그런 글을 양산하다 보면 당신의 블로그 저품질에 걸리게 될 가능성도 있다.(네이버 블로그와 티스토리 모두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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