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분석/크로스오버, 대중음악 등

한국 최초의 크로스오버 음악 - 정지용의 〈향수〉

교클 2021. 5. 14.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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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1902~1950)

 

한국 최초의 크로스오버 음악 - 정지용의 〈향수〉

 

작사: 정지용

작곡: 김희갑

노래: 박인수, 이동원

 

이번에 소개할 곡은 국어시간에 한 번 배우고 음악시간에 두 번 배우는 〈향수〉입니다.;;

시 〈향수〉는 시인 정지용이 1927년에 발표한 시로 정지용의 대표작중 하나입니다.

발표 이후 현재까지도 한국인의 많은 사랑을 받는 아름다운 이 시를 가지고 여러 작곡가들이 곡을 붙여서 발표를 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곡이 작곡가 김희갑이 1989년에 작곡한 이 곡입니다.

 

이 곡은 특이하게도 클래식 성악가와 대중음악 가수가 듀엣을 하는 크로스오버 음악입니다.

이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결합이라는 시도가 당시 외국에서 한참 유행을 하고 있었고 거기에 영향을 받아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한 결과물이 바로 이 곡입니다.

가수는 서울대 교수였던 테너 박인수와 포크가수 이동원. 작곡가는 당대 최고의 히트곡 메이커였던 작곡가 김희갑이었습니다.

걸출한 뮤지션 3명의 합작으로 탄생한 결과물인 이 곡은 굉장히 완성도 높은 음악이었고 대중들의 반응도 매우 좋아서 7개월 만에 음반 70만장이 팔리는 대흥행을 하게 됩니다.(이후 지금까지 총 130만장 판매)

하지만 당시 보수적이었던 클래식 업계에서는 이런 시도에 대해 매우 안좋은 시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박인수 교수는 업계에서 엄청난 논란에 휩싸입니다.

결국 박인수 교수는 자신이 속해있던 국립오페라단에서 제명까지 당하게 되죠...(하지만 당시 젊은 학부생 제자들에게는 인기 폭발이었다고 합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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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재는 한국에서도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라는게 익숙해지면서 이 곡은 선구적인 곡으로 클래식 업계에서도 인정을 받게 됩니다. 열린음악회 같은 음악 프로그램에서도 단골로 불려지는 곡이죠.

박인수 교수 역시 이후 이 곡이 본인의 대표곡이 되면서 지금까지도 공연에서 부르며 많은 박수를 받고 있습니다.

 

테너 박인수 교수

 

가사
이동원: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곳
그곳이 차마 꿈엔 듯 잊힐리야

박인수: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빈 밭에 밤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고이 쉬는곳
그곳이 차마 꿈엔 듯 잊힐리야

이동원: 흙에서 자란 내마음 (박인수: 내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박인수: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박인수, 이동원: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박인수, 이동원: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우~

이동원: 하늘에는 성근 별
알수도 없는-모래성으로 발을옮기고
박인수: 서리까마귀 우지짓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이동원: 그곳이 차마 꿈엔들(박인수: 꿈엔들) 꿈엔들(박인수: 꿈엔들)
잊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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