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시리즈 정주행을 무사히 마치고, 드디어 프리퀄 삼부작 정주행을 시작했다.
개봉 당시에는 전설적인 클래식 시리즈와 비교되며 꽤나 욕을 들어먹었던 프리퀄 삼부작. 하지만 사실 나에게 스타워즈에 대한 가장 첫 기억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상영했던 클래식 시리즈가 아닌 바로 이 프리퀄 시리즈다.
어릴 적 꽤나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레이서> 게임의 기억, 그리고 TV광고와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예고편에 등장하던 화려한 우주 전투씬의 기억. 그때는 너무 어려서 극장에 가지 못했지만, 항상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던 그 영화 시리즈를 20여년이 지나서야 제대로 마주하게 되었다.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 (The Phantom Menace)

스타워즈 프리퀄 시리즈의 포문을 여는 작품이자, <라스트 제다이> 등장 이전까지 동네북처럼 욕을 먹었던 바로 그 영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관람 전에 들었던 수많은 악평들에 비해 훨씬 괜찮았다.
물론 그 악명 높은 '자자 빙크스'는 보는 내내 고개를 절레절레하게 만들었지만, 최소한 6편의 이워크들처럼 스토리의 개연성 자체를 말아먹는 수준은 아니었기에 적당히 무시하고 볼 만했다. 오히려 어릴 적 게임으로 즐겼던 타투인 행성의 '포드 레이싱'을 실제 영화로 접하게 된 점이 무척 반가웠다. 기대했던 것만큼 화려하고 스릴 넘치게 연출되어 보는 맛이 있었다.
무엇보다 1편의 백미는 단연 콰이곤 진 & 오비완 케노비 VS 다스 몰의 결투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1편은 높은 평가를 받을 가치가 있다. 존 윌리엄스의 <Duel of the Fates>가 배경음악으로 깔리며 다스 몰이 양날 라이트세이버를 꺼내들고 시작하는 이 장면은 발전된 CG 기술에 힘입어 클래식 시리즈의 다소 정적이던 광선검 결투와는 차원이 다른 극도로 화려하고 역동적인 액션씬을 완성해 냈다.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 (Attack of the Clones)

솔직히 말해 프리퀄 3부작 중에서는 가장 실망스러웠다. 특히 초~중반부는 프리퀄 전체를 통틀어 최악의 구간이라 부르고 싶다. 사춘기의 아나킨은 매사 반항적이고 뭐만 하면 틱틱대면서 짜증을 유발하며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아나킨과 파드메의 로맨스 연출이 너무 조악하다는 점이다.
이런 허접한 3류 로맨스 연출은 언제 마지막으로 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다. 나이 차이가 제법 나던 꼬마를 성인이 되어 사랑하게 된다는 설정도 와닿지 않는데,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관 차이까지 극명한 두 사람이 도대체 왜 사랑에 빠진 건지 전혀 설득력 있게 묘사되지 않는다. (둘이 데이트하던 나부 행성의 풍경만큼은 정말 아름답긴 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그나마 영화 후반부의 액션씬이 지금까지의 짜증나던 점들을 어느 정도 보상해 주었다. 무려 오비완과 아나킨 두 명을 혼자서 털어버린 위엄 넘치는 두쿠 백작과의 2대 1 결투와 그런 두쿠 백작을 밀어붙이는 요다의 첫 전투 장면, 그리고 제다이들이 총출동해 드로이드 군단과 벌이는 대규모 전투씬은 '역시 스타워즈는 광선검 싸움이 빠지면 안 된다'는 진리를 새삼스레 깨닫게 해 주었다.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Revenge of the Sith)

도입부인 코러산트 전투씬부터 역대급 화려한 비주얼로 기선제압을 확실하게 하고 들어간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설정을 깊게 파고들지 않는 일반 관객들이 SF 영화에 기대하는 '화려한 비주얼의 전투'를 원 없이 보여준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코러산트 전투를 비롯한 여러 전투들과 아나킨 vs 두쿠, 오비완 vs 그리버스, 아나킨 vs 오비완, 요다 vs 팰퍼틴 등 쉴 틈 없이 이어지는 포스 및 라이트세이버 결투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꽉꽉 채워준다. 개인적으로 3편을 가장 높게 평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팰퍼틴과 제다이 마스터 4명의 전투 묘사는 정말 황당할 지경이었다. 그들도 설정상 엄청난 실력자들일 텐데, 4명 중 3명이 아무것도 못 하고 팰퍼틴에게 순식간에 썰려나가는 연출은 보면서 어이가 없었다. 하도 허무하게 털려버려 설정을 찾아보기 전까지는 그들이 포스를 사용하는 제다이인지조차 몰랐을 지경이었다.
이후 아나킨이 완전히 타락해 다스 베이더가 되는 과정이 다소 급박하게 전개된 감은 있지만, 나름대로 설득력 있게 잘 묘사했다고 생각한다. 엔딩 부분에서 우리가 아는 그 다스 베이더의 갑옷을 입고 등장한 아나킨의 모습과 4편의 명장면인 타투인 행성의 이중 일몰 장면을 오마주한 부분은 클래식과 프리퀄을 완벽하게 이어주는 훌륭한 마무리였다.
총평
스타워즈 프리퀄 시리즈는 꽤 오랜 시간 동안 큰 비난을 감내해야 했던 작품들이다. 개봉 당시 팬들이 클래식 시리즈와 비교하며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탓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두 시리즈 모두 '옛날 영화'가 된 지금의 시점에서 처음 접한 나에게는 그런 이질감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현재는 악명 높은 시퀄 시리즈 덕분에(?) 재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디테일한 연출의 아쉬움은 분명 존재하지만, 전체적인 뼈대는 결코 나쁘지 않다. 재능 넘치지만 불행했던 타투인의 꼬마 소년이,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 치다 결국 온갖 불운과 억까 속에서 다스 베이더로 타락해 버리는 서사는 충분히 설득력 있고 매력적이다.
원래 순서대로라면 다음은 시퀄 3부작을 볼 차례다. 하지만 예전에 에피소드 7 <깨어난 포스>를 극장에서 보고 크게 실망했던 기억이 있고, 프리퀄은 양반으로 보일 만큼 엄청난 악평을 듣고 있는 작품이기에 당분간 시퀄 정주행은 보류할 생각이다.
대신, 다음 여정은 최고의 외전으로 평가받는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로 이어가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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