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분석/고전파 음악

봄의 바이올린곡 -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소나타

교클 2023. 6. 19.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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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wig van Beethoven - Violin Sonata No.5 in F Major Op.24 'Spring'

 

루트비히 반 베토벤(1770-1827)

 

베토벤은 주옥같은 피아노 작품, 특히 32곡의 피아노 소나타로 매우 유명하지만 10곡의 바이올린 소나타도 작곡하였습니다.
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5번은 출판 당시부터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았던 곡이며 모든 바이올린 소나타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레퍼토리로 흔히 '봄' 소나타라는 제목으로 불리는 작품입니다. 
이 제목은 베토벤이 직접 지은 것은 아니지만 곡 특유의 분위기, 특히 제1악장의 따뜻한 분위기와 상당히 잘 어울리기 때문에 제목으로 완전히 정착이 되었습니다.

이 곡을 작곡하던 당시 베토벤은 복잡한 심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베토벤은 자신의 작품이 빈에서 많은 인기를 끌며 경제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었고, 그의 제자였던 백작 가문의 딸 줄리에타 귀차르디와 연애를 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동시에 1798년부터 이상을 느끼기 시작한 귓병이 꾸준한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고 갈수록 악화되어 갔습니다.(그 유명한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를 작성한 것이 바로 1년 후인 1802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유명한 1악장은 굉장히 따스하고 아름다운 곡이지만 2악장은 멜랑콜리하며 미묘한 분위기의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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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의 분석
헌정: 모리츠 폰 프리스 백작
초연, 출판: 1801년
초연자, 초연장소: 불명

이 곡은 베토벤의 초창기 시절 곡으로 이 시절의 곡들에는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영향력이 드러나는 곡들이 많았지만 이 곡은 초기의 곡임에도 베토벤의 독창성이 더욱 두드러지는 곡입니다.
단순히 대중적인 인기만 노리고 작곡한 평범한 곡이 아니라는 뜻이죠.
베토벤의 전작인 바이올린 소나타 1번에 대해 혹평을 하였던 비평가들 역시 이 곡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1악장: Allegro, F Major, 4/4박자

베토벤-봄 소나타 제1악장, 정경화 연주(이하동일)

소나타 형식으로 '봄'이라는 제목의 유래가 된 가장 유명한 악장입니다.
그의 다른 소나타들과 달리 바이올린이 곡의 시작부터 등장하며 서주 없이 바로 1주제를 연주합니다.
주제는 1주제의 부드러운 분위기와 다르게 통통 튀는 리듬적인 요소를 강조하며 진행됩니다.
계속되는 발전부에서는 2주제의 전조를 통해 분위기가 고조되었다가 재현부와 코다로 이어집니다.

 


2악장: Adagio molto espressivo, Bb Major, 3/4박자

베토벤-봄 소나타 제2악장

세도막 형식, 변주곡 형식으로 피아노가 아름다운 주제 선율을 제시하고, 이것이 바이올린으로 이어지면서 자유로운 변주곡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3악장: Allegro molto, F Major, 3/4박자

스케르초 악장으로 겨우 2분 정도 되는 짧은 악장입니다.
피아노에 의해 제시되는 경쾌하고 발랄한 주제를 바이올린이 그대로 반복하며 시작된다. 스케일로 된 새로운 주제가 도입됐다가 다시 처음의 주제를 재현하며 끝납니다.

베토벤-봄 소나타 제3악장과 4악장

4악장: Allegro ma non troppo, F Major 2/2박자
론도 형식으로 활발한 주제를 피아노에서 바이올린이 받아 연주하는 주제가 계속 변주되며 반복되고, 중간 중간에 삽입된 새로운 주제도 역시 변주를 통해 반복됩니다.

 

 


기타
베토벤은 바이올린을 연주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피아노만큼 뛰어난 실력과 애착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죠. 
이 곡은 바이올린 소나타지만 베토벤이 피아노의 대가였던 만큼 반주악기인 피아노의 비중도 높은 곡입니다. 이 곡에서 피아노는 단순히 바이올린의 반주자 역할보다 좀 더 능동적인 독주자로서의 역량도 필요하죠.
이런 베토벤 바이올린 곡의 특징은 후기로 갈수록 두드려져서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까지 가면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멋진 진검승부를 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곡의 기교적인 난이도는 엄청 높은 편은 아니지만 실제 연주를 하면 들리는 것보다 까다로운 곡입니다. 
바이올린의 톤이 감미롭고 부드럽지 않으면 곡의 가장 큰 특징인 봄의 온화한 느낌은 사라지고 재미없고 듣기 싫은 곡이 되어버립니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이 곡을 연주하는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에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데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합니다. 고전파 곡답게 틀리면 바로 눈에 띄는 것도 난이도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요. 거기다 피아노의 비중이 높은 만큼 반주자와의 합도 잘 맞추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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