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분석/바로크 음악

음악으로 들려주는 사계절 - 비발디의〈사계〉(Le quattro stagioni)

교클 2021. 4. 2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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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 (이탈리아어: Le quattro stagioni)

 

사계는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의 신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안토니오 비발디가 1725년 출판한 Op.8 화성과 창의의 시도(Il cimento dell'armonia e dell'inventione) 라는 12개의 협주곡 모음집 중 1~4번곡을 일컫는 곡으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클래식 음악이라고 하면 무조건 꼽히는 곡 중에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두 곡 정도는 듣고 아 이곡!” 하면서 제목은 몰라도 적어도 멜로디 정도는 익숙할 겁니다.

이 곡이 이렇게 클래식 음악하면 바로 떠올릴 만큼 유명한 곡이 된 데는 귀에 잘 들어오는 아름다운 멜로디 + 우리에게 익숙한 사계절을 묘사한 곡이라는 것이 그 이유라고 봅니다.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Vivaldi, 1678 ~ 1741)

 

이 곡은 위에서 설명한 대로 협주곡 4곡에 각각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제목을 붙여서 총 4곡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각 곡은 3악장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총 악장 수는 12개로 112달과도 맞아떨어지지만 사실 12달을 묘사한 건 아니고 단지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뿐입니다...(원래 협주곡은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

 

이 곡은 독주 바이올린과 현악합주 그리고 통주저음 악기(주로 하프시코드)로 연주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각 곡의 1,3악장은 기본적으로 빠른 템포로 현악합주와 바이올린 독주가 번갈아가면서 연주를 하는 리토르넬로 형식으로 되어 있고 2악장은 딱히 정해진 형식은 없는 느린 악장으로 되어있습니다. (실제 연주 시간은 1,3악장과 비슷해도 템포가 느리기 때문에 바이올린 독주 악보를 보면 짧으면 2, 길어도 대여섯줄 밖에 안 됩니다. 그리고 연주자가 중간 중간 즉흥 애드립을 넣는 경우도 있는데 바로크시대에는 그렇게 연주를 했다고...)

 

이 곡에는 악장마다 작자 불명의(비발디가 직접 지은 시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소네트라는 짧은 시가 있는데 이 곡이 소네트의 내용을 묘사했기 때문에 곡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시를 읽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런 식으로 음악으로 특정한 이미지나 문학적 내용을 묘사한 음악을 표제음악이라고 하는데 사계는 그야말로 표제음악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곡입니다.

바로크 당시의 음악은 설사 제목이 붙어 있어도 실제로는 추상적인 느낌 정도만 묘사한 정도였는데 이 곡은 각 계절의 분위기는 물론 시의 내용도 제법 상세히 묘사를 했기 때문에 낭만파 시대 이후로나 본격적으로 작곡되었던 표제음악을 100년 전에 먼저 시도한 선구적인 곡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봄 1악장과 여름의 1~3악장에서는 현악기의 트레몰로로 천둥, 폭풍을 묘사하고 봄 2악장은 비올라로 개 짖는 소리를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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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8-No.1

1악장 - 따뜻한 봄이 왔다. 새들은 즐겁게 아침을 노래하고 시냇물은 부드럽게 속삭이며 흐른다. 갑자기 하늘에 검은 구름이 몰려와 번개가 소란을 피운다. 어느 덧 구름은 걷히고 다시 아늑한 봄의 분위기 속에 노래가 시작된다. (영상 0:02~3:22)

 

2악장 - 파란 목장에는 따뜻한 봄볕을 받으며 목동들이 졸고 있다. 한가하고 나른한 풍경이다. (영상 3:23~5:41)

 

3악장 - 아름다운 물의 요정이 나타나 양치기가 부르는 피리소리에 맞춰 해맑은 봄 하늘 아래에서 즐겁게 춤춘다. (영상 5:42~9:42)

 

 

Op.8-No.2 여름

1악장 - 뜨거운 여름이 다가오면 타는 듯 뜨거운 태양아래 사람도 양도 모두 지쳐버린다. 느닷없이 북풍이 휘몰아치고 둘레는 불안에 휩싸인다. (영상 0:02~5:27)

 

2악장 - 요란한 더위에 겁을 먹은 양치기들은 어쩔 줄 모르며 시원한 옷을 입으면서 따뜻한 음식을 먹는다. (영상 5:28~7:49)

 

3악장 - 하늘을 두 쪽으로 가르는 무서운 번갯불. 그 뒤를 우레 소리가 따르면 우박이 쏟아진다. 잘 익어가는 곡식이 회초리를 맞은 듯 쓰러진다. (영상 7:50~10:40)

 

 

Op.8-No.3 가을

1악장. 농부들이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나누며 술과 춤 잔치를 벌인다. (영상 0:06~5:22)

 

2악장 - 노래와 춤이 끝난 뒤 시원한 가을밤이 찾아들어 마을사람은 느긋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영상 5:23~8:09)

 

3악장 - 이윽고 동이 트면 사냥꾼들이 엽총과 뿔피리를 들고 개를 거느린 채 사냥을 떠나 짐승을 뒤쫓는다. (영상 8:10~11:24)

 

Op.8-No.4 겨울

1악장 - 얼어붙을 듯이 차가운 겨울. 산과 들은 눈으로 뒤덮이고 바람은 나뭇가지를 잡아 흔든다. 이빨이 딱딱 부딪칠 정도로 추위가 극심하며 따뜻한 옷을 입으면서 시원한 음식을 먹는다. (영상 0:00~3:39 )

 

2악장 - 그러나 집안의 난롯가는 아늑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로 가득 차 있다. 밖에는 차가운 비가 내리고 있다. (영상 3:40~5:50)

 

3악장 - 꽁꽁 얼어붙은 길을 조심스레 걸어간다. 미끄러지면 다시 일어나 걸어간다. 바람이 제멋대로 휘젓고 다니는 소리를 듣는다. 이것이 겨울이다. 그렇지만 겨울은 기쁨을 실어다 준다. (영상 5:51~8:50)

 

 

 

사족: 위에서 설명했듯이 사계화성과 창의의 시도라는 12개의 협주곡 모음집 중 1~4번 곡 입니다. 이 곡들이 너무 유명해지는 바람에 5~12번곡은 완전히 묻혀 버렸는데 다른 곡들도 상당히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5번곡 바다의 폭풍, 6번곡 기쁨, 7번곡 피젠델을 위하여(개인적으로 강추) 3곡은 사계에 떨어지지 않는 명곡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 화성과 창의의 시도 〉Op.8 中 5번곡 〈바다의 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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