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angelo Corelli - Violin Sonata Op.5 No.12 〈La Folia〉
클래식 음악을 찾아보면 〈라 폴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곡들을 여럿 찾을 수 있습니다.
라 폴리아는 스페인-포르투갈의 춤곡에서 유래하였는데 포르투갈어로 ‘광란’정도의 뜻으로 특정한 멜로디(정확히는 화성 진행)를 가지고 작곡한 음악을 통칭하는 용어입니다.
15~16세기 즈음부터 라 폴리아에 대한 기록이 존재하며 현재 우리가 아는 멜로디와 화성진행을 갖춘 완벽한 형태의 곡을 최초로 작곡한 사람은 프랑스의 장 밥티스트 륄리입니다. 이후 코렐리, 비발디 등이 라 폴리아를 작곡하였고 스카를라티, 바흐, 헨델 등의 작곡가도 라 폴리아를 인용한 곡을 작곡하였습니다.
라 폴리아 자체는 바로크 시대에 주로 작곡되었지만 라 폴리아의 주 선율은 바로크 시대가 지나간 이후에도 수많은 작곡가들을 매혹시켜 리스트나 라흐마니노프 같은 낭만파 시기 작곡가들까지 이 멜로디를 이용하여 피아노 곡을 작곡하였습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바로크시대부터 현대까지 150명이 넘는 작곡가가 이 멜로디를 인용하여 작곡하였다고 합니다.
코렐리의 라 폴리아는 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Op.5 중 12번으로 조성은 라단조이며 소나타라는 명칭과는 달리 실제로는 주제와 23개의 변주로 이루어진 변주곡입니다.
주제는 느리고 장중하지만 광란이라는 이름답게 뒤로 갈수록 당시 음악 치고는 상당히 격렬하고 정열적으로 변하는 곡입니다.
이 곡은 코렐리의 곡 중에서 가장 유명할 뿐만 아니라 수많은 작곡가들이 작곡한 라 폴리아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곡으로 〈라 폴리아〉라고만 해도 코렐리의 곡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위에서 언급한 라흐마니노프가 대표적. 코렐리가 작곡한 멜로디가 아닌데도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현재 찾아볼 수 있는 코렐리의 라 폴리아는 크게 3가지 버전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코렐리가 작곡한 악보 그대로의 원전연주로 바이올린과 통주저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통주저음 악기는 기본적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악기를 임의로 사용 가능한데 현재 가장 많이 보이는 악기구성은 바이올린+비올라 다 감마(현재는 쓰지 않는 악기라 첼로로 대체하기도 합니다.)+하프시코드입니다. 주로 원전연주를 지향하는 연주자들이 이 버전을 연주합니다.
두 번째는 크라이슬러 편곡 버전으로 바이올린과 피아노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려운 기교들을 많이 추가했고 원곡에 없는 카덴차까지 추가해서 난이도가 매우 높아짐과 동시에 원곡과는 별개의 곡 수준으로 달라진 곡입니다. (개인적으로 크라이슬러 버전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원곡의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이 싹 사라지고 그저 그런 낭만파 바이올린 곡이 되어버린 편곡이라 생각함). 원전연주에는 딱히 관심이 없는 일반적인 현대 바이올리니스트들이 많이 연주하곤 합니다.
세 번째는 바이올린 교본으로 유명한 스즈키 신이치 편곡 버전으로 스즈키 교본 6권에 수록되었습니다. 원곡에 비하면 쉬운 편이며(물론 쉬워졌다 해도 바이올린 꿈나무들을 고생시키는 난곡입니다;;) 실제 연주회장보다는 학생용 콩쿠르에서 많이 연주됩니다. 교육용 답게 학생들이나 강사들이 주로 연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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