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연주, 명음반 리뷰

국립합창단 〈카르미나 부라나〉경남문화예술회관 공연 후기

교클 2023. 12. 22.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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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23년 12월 15일 금요일
장소: 경상남도 진주시 경남문화예술회관
지휘: 윤의중
관현악단: 소리얼필하모닉오케스트라
합창단: 국립합창단, 서산시립합창단, 안양시립소년소녀합창단
독창자: 소프라노 석현수, 테너 박의준, 바리톤 강형규
연출: 안지선
안무: 김민서

무용수: 김민서, 김병민, 김예지, 김지민, 남윤승, 이수정, 차경아

 



2023년 12월 15일 금요일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칼 오르프의 칸타타 〈카르미나 부라나〉 공연을 하였다.
원래 자주 듣던 곡인데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합창단이 진주에 내려와서 공연을 한다고 하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감상을 하러 갔다. (티켓값 2만원으로 이 곡의 규모를 생각하면 굉장히 싼 편이었다,)

공연 프로그램인 칼 오르프의 칸타타 〈카르미나 부라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예전에 작성했던 글로 대체하겠다.(링크: https://schoolclassical.tistory.com/52)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카를 오르프가 작곡한 합창곡(정확히는 칸타타)로 〈카르미나 부라나〉라는 제목은 중세시대의 음유시인들이 지은 세속 가곡집의 이름으로 이 가곡집에서 24개의 시를 발췌하여 이 곡을 작곡하였다. (첫 곡을 마지막에 다시 한 번 연주하기 때문에 총 25개의 곡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오르프가 작곡한 이 곡은 발표 후 큰 인기를 끌어 그의 대표작이 되었으며 특히 첫 곡인 O Fortuna(운명의 여신이여)는 안 들어본 사람이 없는 유명한 곡이다.

 


이 곡은 합창단은 물론 어린이합창단+대편성 관현악단+안무가까지 필요한 대규모의 곡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국립합창단+서산시립합창단+안양시립소년소녀합창단+소리얼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합동으로 진행을 했다.

서울, 안양, 서산의 음악단체가 모여 진주에서 공연을 했으니 나름 전국적 규모의(?) 공연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합창단의 경우 국내 정상급 합창단인 국립합창단의 단골 레퍼토리인 만큼 적어도 합창에서는 큰 걱정이 없었지만 관현악단인 소리얼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 대해서는 아는 정보가 없어 걱정되기도 하였다. 


사진에는 소프라노 박소영이라고 되어 있지만 소프라노 석현수로 교체되었다.


이런 저런 기대 반 걱정 반의 심정으로 경남문화예술회관에 갔다.
내가 연주회장에 도착했을 때가 대략 공연 시작 25분 전 쯤이었는데 주차장은 거의 다 찼고 간신히 주차할 수 있었다. 평소에는 바로 옆 초등학교 주차장을 개방해서 그 곳에 주차를 할 수 있도록 하던데 오늘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결했는지 모르겠다. 
어느 연주회장을 가던 주차 문제는 항상 골머리를 앓게 하는 문제인 것 같다.

 

 


대공연장 안에 들어갔다. 
관람객이 많기는 했지만 비선호 가장자리는 비어 있는 자리도 드문드문 보였다.
이만한 공연을 진주에서 보는게 쉽지 않은데...좌석을 가득 채웠으면 싶어서 약간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가 작지는 않지만 보다시피 합창석과 관현악단 자리를 만드니 남는 자리가 많지는 않았다. 이 좁은 공간에서 어떻게 안무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진짜 안무를 하는게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연주 시작 시간인 19시 30분이 되었고 조명이 꺼졌다.
곧이어 관현악단과 합창단, 지휘자가 차례로 들어온 후 안무가들이 무대 앞으로 걸어왔다.
지휘자가 팔을 힘차게 추켜올리자 팀파니와 금관이 강렬한 소리를 내었고 뒤이어 합창단이 첫 곡 ‘O Fortuna’를 노래하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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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는 대략 25곡 중 절반 정도에 등장했다. 
하지만 등장할 때마다 임팩트 있는 무용을 선보였다. 
처음에는 안무는 전혀 생각 못하고 음악만 생각하고 보러 왔기 때문에 무대 앞에서, 때로는 관중석까지 오가며 춤추는 안무가들의 모습에 집중이 분산되어 음악 감상에 방해가 되었다. 나중에는 익숙해 졌지만...
사실 안무를 제대로 멋지게 연출하기에는 너무 좁은 무대였을 것이다. 그래도 한정된 공간에서 최대한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케스트라는 합창에 비해서는 조금 아쉬웠다. 지휘자가 원하는 것을 완벽하게 소화하지는 못한 느낌? 명확한 실수로는 10번 곡 were diu werlt alle min 도입부의 트럼펫이 첫 음을 놓쳤다. 하지만 웬만한 시립 오케스트라도 금관은 맨날 실수하는 게 현실이니 뭐...

이번 공연에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은 지휘자 윤의중의 해석이었다.
전반적으로 시원하게 치고 나가는 연주였는데 개인적으로 이 곡에서 이런 스타일의 연주를 선호한다.
특히 11번 곡 estuans interius에서 이런 특징이 잘 나타났다.

독창자들의 경우 다들 잘 하셨다. 특히 가장 비중이 높은 바리톤을 담당한 강형규가 훌륭한 노래를 들려주었다. 테너 박의준의 경우 몇 몇 곡들의 고음이 너무 높아서(예를 들면 12번 곡 olim lacus colueram) 실수를 하지는 않았지만 듣고 있는 내가 조마조마했다. 

곡을 다 마치고 뜨거운 박수세례가 이어졌다. 여기에 보답을 하듯 지휘자가 다시 나와서 앵콜곡을 연주하였다.
이런 합창곡 하나만 연주하는 공연의 경우 앵콜곡을 안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였다. 앵콜곡은 이 작품의 간판곡인 ‘O Fortuna’. 사실 따로 앵콜 준비를 못했는데 관객들이 호응이 좋아서 이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곡을 한 번 더 들려주겠다고 하였다.
따라서 ‘O Fortuna’를 첫 곡, 마지막 곡, 앵콜곡으로 3번이나 연주한 샘이다.

 


퇴장 사진. 안양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커튼콜 때 나오지 않았다.
학생들에게는 늦은 시간이다 보니 합창단 파트가 끝나자마자 버스 타고 집에 간 듯싶었다.(무대가 좁아서 소년소녀합창단은 무용수들과 무대를 공유했기 때문에 파트가 나올 때마다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였다.)

안양에서 진주까지 내려왔으니 만일 커튼콜까지 다 하고 돌아가면 자정이 넘어갔을 것이다.



총평
아쉬운 점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빠듯한 예산과 크지 않은 무대에서 안무까지 넣어서 최대한 많은 것을 다 보여준 훌륭한 공연이었다. 이런 좋은 공연을 겨우 2만원으로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청중들의 호응도 좋았고 지휘자도 굉장히 만족한 것처럼 보였다. 비 오는 날 먼 거리에서 진주까지 와서 훌륭한 무대를 선보인 음악가들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앞으로도 여러 번 진주에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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