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우리가 음악시간에 리코더를 배우게 된 이유

교클 2025. 1. 31.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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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음악 시간에 리코더라는 악기를 배워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악기를 배워 수행평가로 간단한 곡들을 연주해본 적도 있을 것이고요. 방과후 학습 등으로 좀 더 많은 곡들을 배운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 많은 악기들 중 하필 리코더라는 악기를 배우게 된 걸까요? 어떤 장점이 있어서?

 

이 글에서는 리코더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역사, 장단점, 그리고 음악시간에 필수로 배우게 된 이유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리코더란

리코더는 목관악기의 한 종류입니다.

다른 목관악기들처럼 음역대에 따라 베이스, 테너, 알토, 소프라노, 소프라니노 등 여러 악기들이 존재하는데 흔히 학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악기는 소프라노 리코더이며 한 사이즈 큰 알토 리코더까지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다루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리코더는 기록상으로 중세시대부터 등장하는 오래된 악기로 바로크 시대에 가장 많이 사용되었으며 비발디, 바흐, 헨델 같은 당대 대작곡가들도 리코더를 위한 곡들을 많이 작곡하였습니다. 그러나 고전파 시대 이후에는 사용빈도가 많이 줄어들었고 한때는 거의 잊혀진 악기가 되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다시 부활하여 존재 자체는 누구나 아는 악기가 되었고 잊혀진 바로크 시대의 작품들을 발굴하여 다시 연주하는 사례들이 늘어나 프로 리코더 연주자들과 리코더를 위한 작품들도 다시 작곡이 되고 있지만 악기의 여러 한계 때문에 바로크 시대처럼 메인 악기의 위상으로 돌아온 정도까지는 아닌 실정입니다.

다양한 음역대의 리코더들. 위에서부터 테너, 알토, 소프라노, 소프라니노 리코더입니다.


 

리코더의 장단점

일반인에게 있어 가장 큰 장점으로는 소리를 내기 쉽다는 점입니다.

대다수의 관악기의 경우 소리를 내는 데에만 어느 정도의 학습이 필요합니다. 리코더와 함께 음악시간에 많이 배웠던 단소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단소의 경우 악기에 소질이 없는 학생의 경우 수행평가까지도 소리를 내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심지어 단소가 관악기 중에서는 소리를 내기 쉬운 편에 속하는 악기입니다.) 하지만 리코더는 어떤 학생들도 소리 자체를 내지 못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악기를 배우면서 가장 기본인 소리조차 내지 못하면 악기는 물론이며 음악에 대한 흥미가 생길 수가 없겠죠. 리코더가 학생용 악기로 사용된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음색의 경우 가볍고 산뜻한 음색으로 평가받습니다. 새소리와 비슷한 느낌이죠. 저음 리코더는 따뜻한 음색이라는 평도 받습니다.

그리고 가격조차 만원 미만일 정도로 정도로 저렴하다는 장점도 존재합니다. 학생용 악기들이 평균적으로 그리 비싸지는 않지만 리코더는 그 중에서도 많이 저렴한 편에 속하죠.(물론 음악 수업용으로 사용하는 학생용 리코더는 대부분 저렴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지만 원래 리코더는 목관악기라 나무로 제작하는 것이 맞으며 나무 리코더와 플라스틱 리코더는 음색의 차이가 확연합니다. 당연히 가격도 나무로 된 것이 훨씬 더 비싸죠.)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다른 목관악기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난 가장 큰 원인은 음량입니다.

관악기의 경우 기본적으로 큰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공기를 세게 불어넣어야 합니다.

하지만 리코더를 연주해 보셨으면 아실 겁니다. 리코더는, 특히 저음의 경우 세게 불면 음이탈(흔히 말하는 삑사리)가 납니다. 음량의 한계가 있으니 고전파 시대부터 일반 대중들을 위한 대규모 공연장에서의 연주가 일반화된 이후로는 다른 목관악기, 특히 음역대가 겹치는 플루트에 밀려나 쇠퇴하였습니다.(저음에서 강한 소리를, 고음에서 약한 소리를 내는 것이 어려운 점은 모든 관악기들의 공통점이지만 리코더의 경우 기본 음량이 작기 때문에 더 치명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잊혀진 악기가 된 리코더는 앞서 말했듯 20세기 들어 음악가들과 음악학자들이 바로크 시대의 곡들을 발굴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사용되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독일의 작곡가이자 교육가인 카를 오르프(그 유명한 <카르미나 부라나>의 작곡가입니다.)가 리코더의 장점에 주목하여 오르프 교육법에서 리코더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며 전세계적으로 음악 교육용 악기의 대표주자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음악 교과교육도 이 오르프 교육법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니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한 번 쯤은 접하게 되는 악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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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식 리코더와 바로크식 리코더

우리가 학교에서 사용했던 소프라노 리코더와 알토 리코더의 경우 운지법에 따라 독일식(저먼식)과 바로크식(영국식)이라는 두 가지 종류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 아마 대부분의 학생들이 사용했던 리코더는 독일식이었을 것입니다.

바로크식 리코더는 이름처럼 바로크 시대부터 사용하던 전통적인 리코더이지만 일부 음의 경우 운지법이 어렵기에 쉽게 개량한 것이 독일식 리코더입니다.

예를 들자면 소프라노 리코더의 경우 바로크식은 음정이 하나씩 올라갈 때마다 가장 아래에 있는 7번 구멍을 시작으로 하나씩 열고 연주를 하는데 음을 낼 때만 5번 구멍을 뺀 나머지 구멍을 모두 막고 연주해야 합니다. 그런데 리코더를 처음 배우는 학생들은 이런 직관적이지 않은 운지법을 어려워하여 연주가 쉽게 음을 음에 이어 순차적으로 구멍을 열고 연주할 수 있도록 개량을 한 것이 독일식 리코더입니다.

 

물론 독일식 리코더가 장점만 있었다면 바로크식 리코더는 진작에 사라지고 전부 독일식 리코더만 남았겠죠.

독일식 리코더가 음을 내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지만 문제는 이 한 가지의 장점을 얻은 대신 전체적인 음정은 더 부정확해졌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독일식 리코더는 학생 교육용 이상으로 사용을 하지 않습니다.

소프라노 리코더의 운지법 표. 독일식과 바로크식의 운지법 차이도 알 수 있습니다.


 

유명한 리코더 작품 및 연주 영상들

 

비발디-리코더 협주곡 다장조 RV 443

 

 

바흐-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4번 사장조 BWV1049

 

윤이상-중국의 피리

현대 작곡가가 작곡한 리코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오징어게임 메인 테마

리코더 특유의 음색이 가벼운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데 이 작품의 잔혹한 스토리와의 괴리감을 노린 것입니다.

 

 

My heart will go on

한때 유명했던 영상입니다. 리코더의 삑사리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사실 이 연주는 의도적으로 틀리게 연주하기 위해 꽤나 공을 들인 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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