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분석/인상파 음악, 현대 음악

5.18을 묘사한 클래식 음악 - 윤이상의〈광주여 영원히〉

교클 2022. 5. 3.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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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ng Yun – 〈Exemplum, in memoriam Kwangju〉 
윤이상 - 광주여 영원히〉 

 

1980년 5월 전라남도 광주시에서 전두환의 군사독제에 맞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납니다.
안타깝게도 이 시위는 결국 계엄군의 총칼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으며 잔혹하게 진압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그 유명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입니다.
당시 서독에 있던 작곡가 윤이상은 이 소식을 듣고는 도저히 상상도 못할 비극이 조국에서 일어나고 있음에 경악하다 못해 잠을 이루지도 못하고 정신을 잃을 뻔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서독 쾰른의 WDR방송으로부터 작품을 위촉받았는데 그는 이 때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곡을 쓰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윤이상 선생은 우리 민족에게 새로운 정의와 평화가 도래할 것을 기원하는 심정으로 이 작업에 임하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곡이 이 글에서 소개할 교향시 〈광주여 영원히〉 입니다. (출처: https://cafe.naver.com/518music.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2)

 

이 곡의 원어 제목은 〈Exemplum, in memoriam Kwangju〉 인데 해석하면 〈표본, 광주를 추모하며〉 정도의 의미입니다.
윤이상 선생은 광주 민주화운동을 정의와 자유를 위한 인류 보편의 표본(exemplum)이 되기를 원하며 곡을 작곡하였다고 합니다.

윤이상의 작품들은 현대음악에 속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 곡은 실재하는 사건을 배경으로 한 음악이기 때문에 직설적인 표현이 많이 등장하여 윤이상의 작품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음악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고 중심음 기법과 같은 윤이상 특유의 음악어법이 빠지지는 않았습니다.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을 생생하게 묘사한 사회참여적인 곡이면서 단순한 묘사에만 치중해 작곡가의 개성을 잃지도 않았기 때문에 이 곡은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 윤이상의 대표작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1981년 5월 8일 서독에서 처음 연주된 이 곡은 당연히 전두환의 5공화국 시절에는 국내에서 연주되는 일이 없었습니다. 
동백림 사건이 있은 후로 윤이상의 곡은 금지곡이 되었지만 다른 곡들은 80년대에 해금되어 (좀 눈치는 보여도) 연주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곡만큼은 민주화가 되고 나서도 오랫동안 국내에서 연주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나서야 94년 9월 8일에 서울에서, 9월 13일 광주에서 한국 초연이 성사되었습니다. 윤이상이 죽기 겨우 1년 전이었습니다. 
물론 민주화와 광주 항쟁의 명예회복이 완전히 이루어진 지금은 연주에 어떤 제약도 없으며 광주시립교향악단에서는 5월이 되면 정기연주회에 이 곡을 자주 무대에 올립니다. (오는 2022년 5월 정기연주회 때도 연주합니다.)

 

1980년 5월 18일 광주 민주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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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의 구성


초연 연도: 1981년 5월 8일
초연 장소: 쾰른, 독일
초연자: 와카스기 히로시 지휘, 쾰른 서부독일 방송 오케스트라 연주(WDR Sinfonieorchester Köln)

대략 20분 정도 되는 이 곡은 크게 3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3부는 각각 빠름 - 느림 - 빠름으로 전통적인 3악장 클래식 악곡의 형식과 일치합니다.

 

김홍재 지휘, 도쿄 교향악단 연주


1부(0:00~8:20) : 광주 시민들의 항쟁을 나타냅니다. 곡 전반적으로 계엄군과 시민들의 대립이 연상되는데 1부가 끝날 즈음에 박(악기)소리로 계엄군의 총탄 소리를 묘사한 것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이 박 소리와 함께 1부가 끝나는데 이는 광주 항쟁이 유혈진압 되었음을 나타냅니다. 

2부(8:21~15:07): 학살 후에 묘지로 변한 광주시의 상황을 묘사합니다. 전반적으로 느린 템포에다 저음 악기 중심으로 구성되어 굉장히 음산하고 무거운 음악입니다.

3부(15:08~): 트럼펫의 팡파르로 분위기가 다시 반전됩니다. 미래에 이루어질 재궐기와 정의의 진군, 그리고 승리의 쟁취를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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