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잡설

잘생긴 작곡가 TOP10

교클 2022. 9. 1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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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음악사에서는 수없이 많은 클래식 작곡가들이 존재합니다. 이들 중에서 잘생긴 외모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작곡가 10명을 뽑아봤습니다.

사실 제가 모르는 작곡가들 중에 이 사람들보다 더 잘생긴 작곡가들도 많을 겁니다. 여기 언급되지 않는 작곡가들 중에 잘생겼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으면 많은 댓글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면 이번에 언급한 사람들은 대부분 실제 사진이 남아있는 시기의 작곡가들입니다.

그 유명한 모차르트나 베토벤 같은 경우 초상화로 남아있는 외모는 평균 이상의 제법 잘생긴 외모이지만 실제 기록으로는 잘생겼다는 말은 없고 못생겼다는 증언은 많아서 초상화는 왜곡된 얼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 글에서 나오는 작곡가들의 순서는 잘생긴 순이 아니라 작곡가의 출생 연도순입니다. 이제 첫 번째 작곡가를 소개하겠습니다.

 

1.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1809-1847)

죽기 1년 전인 1846년, 37살의 멘델스존

독일의 초기 낭만파 작곡가인 펠릭스 멘델스존입니다.

1800년대 초에 활약한데다 좀 일찍 죽었기 때문에 비록 남아 있는 사진은 없지만 여러 가지 증언을 보았을 때 이분은 잘생겼던 걸로 보입니다.

특히 어린 시절의 초상화를 보면 이게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별이 안가는 중성적인 미소년이죠.

다만 성인이 된 이후의 초상화를 보면 기본적인 이목구비는 잘생겼지만 탈모라는 치명적인 결점이 있었습니다. 아예 대머리가 되기 전에 죽기는 했지만요.

12살의 멘델스존, 남자일까요? 여자일까요?

 

 

2.프레데리크 쇼팽(Frédéric François Chopin, 1810-1849)

1849년 사망한 해에 찍은 그의 유일한 사진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폴란드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입니다.

남아있는 사진은 사망한 연도에 찍은 단 한 장밖에 없지만 남은 사진과 젊은 시절의 초상화를 비교해 보면 젊은 시절에는 제법 잘생겼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는 피아노 실력 뿐만 아니라 외모로도 파리 사교계에서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분은 20대 시절부터 폐결핵에 걸려 골골대다 39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죽었는데 사망한 연도에 찍었던 사진은 물론 초상화에서도 그런 병약한 모습을 어느정도 볼 수 있습니다.

25살 시절의 쇼팽

 

 

3.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Liszt Ferenc, 1811-1886)

1839년에 그린 리스트의 초상화

헝가리 출신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로 쇼팽과도 친분이 많았습니다.

이 분은 본인의 엄청난 인기를 이용하여 처음으로 연주자의 독주 연주회라는 개념을 창시한 사람으로 솔로 연주회를 뜻하는 리사이틀이라는 단어의 창시자이기도 합니다.

이 분은 역사상 최초의 아이돌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금발의 멋진 외모와 엄청난 피아노 실력으로 당시 사교계를 휩쓸었던 인물입니다. 그가 공연에서 쓰던 장갑과 손수건을 관중석에 던져주면 귀부인들이 피 터지는 쟁탈전을 했다는 이야기도 존재하죠.

이 글에서 소개하는 10명의 작곡가에 순위를 매기지는 않았지만 잘생긴 외모로 인한 영향력과 인기를 기준으로 본다면 리스트가 단연 1등일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그는 젊은 시절 수많은 스캔들을 뿌리고 다녔습니다. 다만 그의 중요한 애인이었던 마리 다구 백작부인, 비트겐슈타인 공작부인과 결혼을 하려 노력했지만 둘 다 결국 실패하였고 말년에는 해탈하고 성직자가 되어 여생을 보냅니다.

47세의 리스트, 40대 후반의 나이에도 상당한 외모를 유지하였습니다.

 

 

4.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

1853년, 19살의 브람스

독일의 낭만파 작곡가입니다.

사람들에게 가장 유명한 모습은 말년의 산타클로스이지만 젊은 시절에는 제법 잘생겼던 분입니다.

이 분은 스승 로베르트 슈만의 아내였던 클라라와의 관계로도 유명했던 분이죠.

브람스는 클라라를 사랑했지만 그녀는 스승의 아내였기 때문에 평생 서로는 선을 넘지 않았고 결국 브람스는 독신으로 살다 죽고 말았습니다.

클라라와 브람스의 나이 차이는 무려 14...클라라에게 브람스는 연애대상으로 보이지 않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사실 브람스 역시 평생동안 클라라만 사랑하다 돌아가신 건 아닙니다. 도중에 다른 여자와 약혼까지 갔다가 결별하기도 했고 클라라를 사랑하다 보니 그녀의 딸을 사랑하기도 하였습니다. 아무튼 이 슈만-클라라-브람스의 삼각관계는 클래식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로맨스입니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와 말년의 산타클로스 브람스. 참고로 둘의 나이차이는 8살입니다(브람스가 연하)

 

 

5.페테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Пётр Ильи́ч Чайковский,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

젊은 시절의 차이코프스키

러시아의 낭만파 작곡가로 한국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작곡가 중 하나입니다.

젊을 시절의 사진을 보면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감수성 풍부해 보이는 외모입니다. 그의 불우한 일생 때문에 생긴 편견일 수도 있지만요.

이 분은 동성애자 작곡가로 많이 알려진 분이죠. 클래식 음악가들 중 동성애 커밍아웃 혹은 의심을 받는 사람이 여럿 있지만 이 분만큼 유명한 분은 없죠. 뛰어난 실력과 잘생긴 외모에 반한 여자와 억지로 결혼을 했지만 마음에도 없는 결혼은 순식간에 파경을 맞았고 두 사람 모두에게 비극으로 끝나게 됩니다. 그 이후 폰 메크 부인이라는 부유한 미망인과 14년간 기묘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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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 1858-1924)

1908년의 푸치니, 49세의 외모 치고는 상당한 미남입니다. 사진을 보면 담배를 물고 있는데 그는 실제로 골초였고 결국 후두암으로 사망합니다.

이 분은 로시니-도니체티-베르디로 이어지는 이탈리아 오페라 계보를 마지막으로 이어받은 작곡가입니다. 오페라 투란도트에 나오는 네순 도르마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한 곡이죠.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이탈리아인스러운 외모를 가진 작곡가로 여자관계 역시 이탈리아인에 대한 편견과 동일합니다;;

그는 비록 결혼을 하기는 했지만 평생 여러 스캔들을 일으키며 자유롭고 방탕한 삶을 살았습니다.

공주는 잠 못 이루고(원제는 Nessun dorma로 정확한 번역은 '아무도 잠들지 마라'입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1994년 Three Tenors Concert 영상)

 

 

7.제오르제 에네스쿠(George Enescu, 1881-1955)

젊은 시절의 에네스쿠

이 분은 마니아가 아니면 잘 모를 겁니다. 에네스쿠는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보기 힘든 루마니아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곡가입니다. 루마니아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국제 콩쿠르가 열리고 있으며 루마니아 5레우 지폐에도 그의 얼굴이 들어가 있을 만큼 루마니아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입니다.

외모 역시 이정도면 포스 있으면서 그럭저럭 잘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눈매가 굉장히 사나운 게 마이너스...

루마니아 5레우 지폐에 있는 에네스쿠

 

 

8.조지 거슈윈(George Gershwin, 1898-1937)

1935년의 거슈윈

20세기 미국의 피아니스트 겸 클래식 겸 재즈 작곡가입니다.

그는 오랜 전통을 지닌 클래식과 당대의 최신 음악이었던 재즈를 결합한 크로스오버 음악의 선구자이기도 하죠. 그의 대표작 랩소디 인 블루의 도입부는 곡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도 한 번 쯤은 들어보았을 겁니다.

그의 외모는 20세기 초반 미국인의 느낌이 많이 나는 세련된 스타일이었습니다. 굳이 단점을 꼽으면 얼굴이 길쭉한 것 정도?

조지 거슈윈 - Rhapsody In Blue, 손열음 피아노, 김광현 지휘, 원주시립교향악단 연주

 

 

 

9.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Дмитрий Шостакович, Dmitri Shostakovich, 1906-1975)

1950년의 쇼스타코비치

20세기 소련과 공산주의를 대표하는 대작곡가로 현대음악 작곡가 중에서는 대중적으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는 작곡가입니다.

냉전 시기에는 반공을 중시하던 한국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작곡가였지만 지금은 한국에서도 많은 마니아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클래식 마니아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한 이야기인 ‘9번 교향곡의 저주를 극복하고 15개의 교향곡을 남긴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죠.

그의 사진, 특히 젊은 시절의 사진을 보면 해리 포터를 매우 닮은 지적인 외모가 특징입니다. 실제로 클래식 애호가들은 둘의 외모를 비교하며 개그를 치고는 하죠.

쇼스타코비치의 사진은 1925년에 찍은 사진입니다. 누가 쇼스타코비치인지 구별해 봅시다ㅎ

 

 

10.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 1918-1990)

1950년대에 찍은 번스타인의 사진, 영화배우인줄...

역대 최고의 지휘자 중 하나로 유명한 분이지만 사실은 음악계의 만능 엔터테이너로 지휘자 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겸 음악교육가입니다. 작곡가로서 유명한 작품으로는 1~3번 교향곡, 오페라'캔디드',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이 있습니다.

그는 뛰어난 음악적 능력뿐만 아니라 외모도 잘생겼습니다. 젊은 시절 번스타인이 미국 CBS에서 해설자로 나섰던 음악프로그램이 굉장한 인기를 얻었던 적이 있는데 그 인기의 요인에 외모도 한 몫을 하였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외모가 크게 안 망가지고 젊은 시절의 외모를 그럭저럭 유지했죠.

다만 이분은 결혼을 했음에도 생전에 여러 애인들과 놀았을 뿐더러 심지어 동성애 성향까지 있어서 아내가 생전에 많은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레너드 번스타인의 '캔디드' 서곡. 번스타인 지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1960년 연주

 

 

*재미있으셨다면 댓글과 공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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