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잡설

클래식 캐롤곡들

교클 2023. 12. 2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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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항상 길거리에서 울려퍼지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그 유명한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나 우리나라에선 아이유의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같은 곡들이대표적이죠.

이런 노래를 흔히 캐롤(혹은 크리스마스 연금)이라고 부르는데 클래식 음악에도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여기저기서 공연이 이루어지는 음악들이 있습니다. 아래에서 언급할 음악들이 대표적인 클래식 음악계의 캐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소개할 곡들은 클래식 음악에 관심 없는 사람도 한 번 쯤은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유명한 캐롤들처럼 말이죠.

 

 


1.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헨델-오라토리오 〈메시아〉 2부 중 마지막 곡 〈할렐루야〉

 

 

〈메시아〉는 헨델이 작곡한 오라토리오(종교적인 내용을 주제로 만든 극음악)로 예수의 탄생, 고난과 부활을 내용으로 한 곡입니다. 특히 2부 마지막 곡인 할렐루야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한 곡입니다.
이 곡이 성탄 즈음에 많이 연주되는 이유는 당연히 성탄절이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기념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일반적인 연주회장에서 연주되는 것 못지않게 대형교회에서도 성탄 기념으로 많이 연주가 됩니다. (같은 이유로 이 작품은 성탄절 말고도 예수가 부활한 것을 기념하는 부활절에도 자주 연주됩니다.)

 



2.베토벤의 '합창 교향곡'

영화 "카핑 베토벤"에 등장한 합창 교향곡. 6:25 부분이 합창 교향곡에서 가장 유명한 '환희의 송가'입니다

 

합창 교향곡은 베토벤이 마지막으로 작곡한 9번째 교향곡으로 베토벤의 최고 역작이자 클래식 음악 사상 가장 위대한 곡으로 손꼽히는 대작입니다.
이 곡은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성탄절 기념보다는 송년음악회 음악으로 자주 연주되는 곡입니다. 가사에 딱히 성탄절이나 한 해의 마무리 관련 내용이 없는 곡인데도 연말에 자주 연주되는 이유로는 4악장 환희의 송가가 평화와 인류애를 노래한 곡이라서 다가오는 새해의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로 추측됩니다.
사실 합창 교향곡을 연말에 연주하는 관행은 본고장 유럽 쪽에서는 찾아볼 수 없으며 주로 한국과 일본에서 보이는 모습입니다. 오래전 일본에서 위에 언급한 이유로 합창 교향곡이 연말에 연주되는 관행이 정립된 이후 일본 클래식 업계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았던 한국에서도 이런 관행이 들어와서 정착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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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

 

https://www.youtube.com/watch?v=zV1qLYukTH8

호두까기인형 중 '사탕 요정의 춤'

 

호두까기인형 중 '꽃의 왈츠'

 

〈호두까기인형〉은 독일의 작가 E.T.A 호프만의 동화를 기반으로 만든 2막 16곡으로 이루어진 발레 및 발레 음악입니다. 안무는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가 담당하였고 음악은 차이코프스키가 담당하였습니다.
작품의 대략적인 스토리는 주인공인 여자아이 클라라가 크리스마스이브 밤에 선물 받은 호두까기인형과 꿈속에서 생쥐 때를 무찌르고 보답으로 과자의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내용입니다.
이 작품 역시 유명한 발레단이라면 항상 크리스마스 시즌에 무대에 올리는 작품으로 연말에는 이곳저곳에서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이 발레의 배경이 크리스마스이브 밤인데다 동화 같은 스토리에 음악도 아기자기하면서 귀에 잘 들어오는 곡들이기 때문입니다. 연말에 가족들과 같이 관람하기 딱 좋은 작품이죠.

 

 

바흐-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전곡 연주


지금까지 언급한 세 작품들 말고도 바흐가 작곡한 곡 중에는 아예 크리스마스 때 교회에서 연주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곡한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도 있습니다. 이 곡은 진짜 캐롤 목적으로 만든 클래식 음악이라고 할 수 있죠.
이 곡은 앞서 언급한 세 곡들보다는 인지도가 조금 떨어져서 위의 세 곡들보다 자주 연주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매년 12월에는 종종 공연을 하고는 합니다.


사실 지금까지 언급한 곡들은 특별히 겨울이 아니라 언제 들어도 좋은 음악들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공연은 대부분 12월에 공연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가끔씩 이 곡들이 12월이 아닌 다른 계절에 공연을 하면 화재가 될 정도죠. 

대중음악 캐롤들처럼 명확하게 크리스마스를 언급하는 가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음악들이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음악이라고 인식이 박혀버리니 다들 '이 작품들은 겨울철에 봐야지' 해버리고 연주자들도 관객들의 요구에 맞추어 겨울에만 공연 일정을 잡아버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덕분에 앞에서 언급한 곡들은 적어도 연말에는 원한다면 얼마든지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연주자들에게 있어서도 연말에 들어주어야 하는 음악으로 인식이 된 덕분에 한 번 연습해서 레퍼토리로 완성해두면 매년 겨울 시즌마다 공연에 올려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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