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분석/국민악파 음악

우정으로 탄생한 명작 -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교클 2021. 5. 24. 00:23
반응형

Modest Petrovich Mussorgsky-〈Pictures at an Exhibition〉

Моде́ст Петро́вич Му́соргский-〈картинки с выставки〉

 

무소르그스키(1839-1881) 말년의 사진

 

전람회의 그림은 러시아 5인조의 일원인 국민악파 작곡가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현재 국립국어원 정식 명칭은 무소륵스키입니다만 무소르그스키로 칭하겠습니다.)의 가장 유명한 작품입니다.

무소르그스키는 1874년 친분이 깊었던 미술가 겸 건축가인 하르트만이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난 후 개최된 유작 전시회에 참석했습니다. 전시회에서 본 하르트만의 작품들에 창작의 영감을 얻은 무소르그스키는 이후 그중에 10개의 작품들을 뽑아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10개의 모음곡이 오늘 설명할 전람회의 그림입니다.

 

미술 작품을 표제로 한 흔치 않은 작품 중에 하나인 이 곡은 표제음악, 그리고 모음곡 형식을 설명하기에 굉장히 적합한 곡입니다. 하르트만의 10개의 그림을 굉장히 독특하게 그리고 다채롭고 생동감 있게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이 곡을 포함한 무소르그스키의 곡들은 일반적인 클래식 음악가들의 곡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무소르그스키는 정규 음악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의 필연적으로 그의 작품은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과는 그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무소르그스키의 독창성은 이후 러시아 후배 음악가들과 프랑스의 인상주의 음악에도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밑에서 설명할 라벨의 훌륭한 관현악 편곡도 라벨이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전람회의 그림은 생전에 피아노곡으로 작곡된 곡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피아노곡의 관현악스러운 다채로움에 영감을 받은 여러 사람들이 이 곡을 관현악곡으로 편곡을 시도했습니다. 미하일 투시말로프를 시작으로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등이 관현악 편곡을 시도했는데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버전은 프랑스의 인상주의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편곡 버전입니다.

라벨의 편곡 버전은 지휘자 쿠세비츠키가 1922년에 라벨에게 의뢰를 하면서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전설적인 관현악법의 대가였던 라벨답게 엄청나게 화려하고 색체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매우 완성도 높은 편곡이라 이전에는 그리 유명하지는 않았던 이 곡의 인지도까지 엄청나게 올려놓았고 현재도 대부분의 공연은 이 라벨의 편곡을 가지고 연주를 합니다.

20세기 중반 이후로는 클래식을 벗어나서 록밴드 EL&P에서 리메이크를 하는 등 대중음악에서도 이 곡을 리메이크하여 연주하는 등 색다른 크로스오버 시도도 여러 번 나타납니다.

 

반응형

곡의 해설

작곡: 1874

초연: 1886

헌정: 블라디미르 스타소프

라벨의 관현악 편곡과 초연: 1922

 

전람회의 그림10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곡 중간중간에 프롬나드(promenade. 산책이라는 뜻)는 짧은 간주곡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프롬나드는 그림을 묘사한 것은 아니고 그림과 그림 사이를 이동하면서 작곡가가 느꼈던 감상을 묘사한 음악입니다.

 

이 곡은 관현악 버전과 피아노 버전이 둘 다 유명하지만 이 글에서는 관현악 버전을 기준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전곡 연속감상(피아노 원곡)

조성진 피아노 연주

 

전곡 연속감상(관현악 편곡)

구스타보 두다멜 지휘-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

 

 

 

 

곡별 감상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동일)

프롬나드 1

곡은 프롬나드로부터 시작합니다. 이 곡의 서주 격 되는 음악으로 이후 나오는 프롬나드들은 이 음악을 이리저리 변주해서 나타납니다.

 

 

 

1번 곡 난쟁이 (Gnomus)

난쟁이가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프롬나드 2

첫 번째 프롬나드와 비교하면 차분하고 감상적입니다.

 

 

 

2번 곡 고성(Il vecchio castello)

중세 이탈리아의 고성(古城)을 묘사한 음악으로 애상적이고 쓸쓸한 느낌을 줍니다. 바순의 전주 후에 알토 색소폰이 중세 음유시인이 부르는 노래를 묘사합니다.

 

 

 

프롬나드 3

다시 밝고 힘찬 프롬나드가 나오며 침울했던 분위기를 전환시킵니다.

 

 

 

3번 곡 튈르리 궁전. 아이들이 놀이 뒤에 벌이는 싸움(Tuileries. Disput d’enfants après jeux)

밝은 햇살 아래에서 뛰놀다가 다투는 아이들의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4번 곡 비드로(Bydlo)

우마차라는 뜻으로 커다란 소달구지가 서서히 다가오다 다시 멀어지는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프롬나드 4

이 그림을 보고 서글픈 느낌이 들었는지 쓸쓸하고 침울한 프롬나드 선율을 목관을 중심으로 연주합니다.

 

 

 

5번 곡 껍질을 덜 벗은 햇병아리들의 발레(Ballet Of The Chickens In Their Shells)

껍질을 깨려고 발버둥 중인 병아리의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목관악기로 병아리의 삐약삐약 소리를 묘사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6번 곡 폴란드의 어느 부유한 유대인과 가난한 유대인(Two Polish Jews, rich and poor)

사무엘 골덴베르크와 슈밀레’라는’ 별칭으로 더욱 유명합니다. 뚱뚱한 부자 유대인(사무엘 골덴베르크)를 현악 합주로, 가난하고 비실비실한 유대인(슈밀레)를 약음기를 낀 트럼펫으로 묘사하여 사무엘 골덴베르크의 위압적인 행동에 굽실대는 슈밀레의 행동을 나타내었습니다.

 

 

프롬나드 5

첫 번째 프롬나드와 굉장히 유사한 프롬나드인데 라벨의 편곡판에서는 이 프롬나드를 생략했기 때문에 피아노 원곡이나 타 작곡가들의 편곡으로만 들을 수 있습니다. 관현악 버전의 연주만 들은 사람들은 여기에 프롬나드가 존재했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7번 곡 리모주의 시장(Limoges, The Market Place)

리모주는 중부 프랑스의 도시인데 그곳의 시장바닥에서 여인들이 말다툼을 하는 모습을 묘사한 음악입니다. 곡이 끝나갈수록 점점 고조되다가 쉬지 않고 8번 곡으로 넘어갑니다.

 

 

 

8번 곡 카타콤(Catacombae)

카타콤은 고대 로마의 기독교 신자들이 묻힌 지하 무덤입니다. 금관을 사용하여 정말 무덤에 있는 것처럼 굉장히 무겁고 침울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언제 끝났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히 끝나고 자연스럽게 다음 곡으로 이어집니다.

 

 

 

죽은 언어로 말하는 죽은 사람과 함께(With the Dead in a Dead Language)

이 곡은 그림을 묘사한 음악이 아닙니다. 사실 이 곡도 프롬나드입니다. 카타콤을 보며 죽은 원혼을 떠올리는 듯이 쓸쓸하면서도 불안한 느낌이 드는 프롬나드 멜로디를 연주합니다.

 

 

 

9번 곡 닭발 위의 오두막집(The Hut on Fowl's Legs)

바바 야가라는 러시아 민담에 나오는 마녀를 묘사한 음악입니다. 굉장히 거칠고 기괴한 음악인데 하늘을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마녀를 묘사했습니다. 정신없이 흘러가다가 곡이 절정으로 다다랐을 때 마지막 곡으로 쉬지 않고 넘어갑니다.

 

 

 

10번 곡 키예프의 대문(The Heroes’ Gate at Kiev)

파리의 개선문 같은 장엄한 키예프의 대문 설계도를 보고 영감을 얻어 작곡했습니다.

위풍당당한 선율이 돋보이며 중간에 프롬나드의 선율도 나오다가 다시 첫머리의 선율이 종소리까지 추가되어 클라이맥스를 이루며 대단원이 막이 내립니다.

 

 

 

하르트만의 원본 그림

무소르그스키가 전람회에서 영감을 받았던 하르트만의 그림들입니다.

현재는 모든 그림이 남아있지는 않고 일부 그림들만 남아있습니다.

5번 곡 껍질을 덜 벗은 햇병아리들의 발레(Ballet Of The Chickens In Their Shells)
6번 곡 폴란드의 어느 부유한 유대인과 가난한 유대인(Two Polish Jews, rich and poor)부유한 유대인
6번 곡 폴란드의 어느 부유한 유대인과 가난한 유대인(Two Polish Jews, rich and poor)가난한 유대인
8번 곡 카타콤(Catacombae)
9번 곡 닭발 위의 오두막집(The Hut on Fowl's Legs)
10번 곡 키예프의 대문(The Heroes’ Gate at Kiev)

 

 

 

*유익하셨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