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분석/낭만파 음악

우아하고 화려한 무도의 정경 - 베버의〈무도에의 권유〉

교클 2023. 10. 1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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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 Maria von Weber -〈Aufforderung zum Tanz〉  Op.68

 

카를 마리아 폰 베버(1786-1826)


이 곡은 초기 낭만파 작곡가 카를 마리아 폰 베버가 작곡한 피아노곡입니다. 당시 막 결혼한 아내 카롤리네를 위해 작곡한 곡입니다. 
아직 표제음악이라는 장르가 대중화되지 않은 1819년에 작곡한 곡으로 표제음악의 선구적인 곡이라고 할 수 있을뿐더러 춤추기 위한 왈츠가 아닌 감상에 중점을 둔 콘서트 왈츠곡으로서는 거의 최초의 곡이기도 합니다. 아직 이런 형식의 곡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생전에 작곡가는 이 곡을 〈화려한 론도〉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합니다. 초판 악보에도 두 가지 명칭이 같이 쓰여 있죠.

위에서 이 곡을 피아노곡이라고 했지만 이 곡을 처음 들은 사람들은 아마도 이 곡을 관현악곡으로 들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 관현악 편곡은 베버가 한 것이 아니라 1841년 프랑스의 작곡가 엑토르 베를리오즈가 하였는데 관현악법의 달인이었던 베를리오즈의 편곡은 이 곡을 훨신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게 만들어주어 곡의 인기를 더욱 늘어나게 하였습니다. 현재는 피아노곡보다 관현악 버전이 훨씬 더 많이 연주가 되죠.(이 글에서도 관현악 편곡을 기준으로 이야기할 것입니다.)

 

베버-무도에의 권유. 피아노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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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의 분석
작곡연도: 1819년
조성: D flat Major
박자: 3/4박자
빠르기: Moderato-Allegro Vivace-Moderato
형식: 론도

 

베버 - 무도에의 권유. 카라얀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연주


곡의 길이는 대략 9~10분 정도이며 표제음악인 만큼 음악의 스토리가 존재합니다.
곡의 대략적인 스토리는 무도회 석상에서 신사가 귀부인에게 춤을 청하고, 귀부인이 신사의 청에 따라 왈츠를 함께 추는 광경을 나타낸 것입니다. 한바탕 멋진 춤을 추고 난 이후 서로 답례의 인사를 하고 자기 자리로 돌아갑니다.

곡은 처음에 첼로의 서주로 시작되고, 이후 대화하는 듯한 멜로디가 나타납니다. 여기서 첼로는 남성의 권유를 나타내며, 플루트의 높은음이 여성의 응답입니다.처음에는 신사의 권유를 사양하지만 거듭되는 권유에 귀부인이 드디어 응하면, 곡은 아름다운 샹들리에가 빛나는 넓은 방의 정경을 그려내고, 화려하고 눈부신 무도 장면으로 바뀐다. 
곡은 때론 부드럽게 때로는 정열적으로 흐르며 이윽고 곡이 최고조에 달하며 종결된 후 코다에서 맨 처음의 ‘대화’ 멜로디가 조용히 다시 나타나며, 마지막 인사를 한 뒤 끝이 납니다.


이 곡을 공연장에서 연주할 때 재미있는 모습이 하나 있는데 곡이 완전히 끝나기 전, ‘무도’ 파트가 워낙 화려하게 마무리한 후 잠깐 멈추기 때문에 이 때 거의 모든 연주회에서는 아직 곡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박수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이는 빈 필하모닉 같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공연에서도 일어나는 일입니다.
지휘자들의 대응도 가지각색인데 박수를 칠 틈을 주지 않기 위해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코다로 넘어가는 지휘자도 존재하는 한편(하지만 이래도 박수소리는 나오더군요.)  박수소리가 어느 정도 잦아들 때까지 기다렸다 넘어가는 지휘자도 존재합니다.

 

베버 - 무도에의 권유. Avip Priatna 지휘, 자카르타 콘서트 오케스트라 연주. 이 연주회에서도 당연히(?) 곡 중간에 박수소리가 나옵니다.(9:20초)

기타
1911년에는 안무가 미하엘 포킨이 이 음악에 맞춰 〈장미의 요정(Le Spectre de la Rose)〉이라는 단막 발레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원래 춤곡이긴 했지만 진짜 춤을 추지는 않는 연주회용 춤곡이었지만 진짜 춤곡이 되어버린 것이죠.

이 곡의 제목을 무도‘회’의 권유로 알고 있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 곡의 제목은 ‘Aufforderung zum Tanz(Invitation to the Dance)’로 엄밀히 말하면 무도‘회’가 아니라 무도(=춤)을 권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도에의 권유가 맞는 표현입니다. 
무도라는 표현이 요즘에는 잘 안 쓰는 단어라 더욱 헷갈리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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