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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분석 63

반복의 미학 - 라벨의 〈볼레로〉

Maurice Ravel - Boléro 이 곡은 프랑스의 인상파 작곡가 모리스 라벨이 1928년 작곡한 발레곡으로 라벨의 곡 중에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 많은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볼레로란 캐스터네츠를 반주로 한 스페인의 3/4박자 춤곡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쇼팽을 비롯한 여러 작곡가들이 볼레로를 작곡하기도 하였지만 이 곡이 너무 유명해졌기 때문에 현재는 아무 말 없이 볼레로라고 하면 모두가 라벨의 곡만 생각하는 실정입니다. 원래 발레곡으로 작곡된 곡이고 초연도 발레와 함께 이루어졌지만 현재는 음악만 연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략적인 발레의 스토리는 스페인의 한 술집에서 여성 무용수가 볼레로를 추기 시작하는데 한 두 사람씩 춤에 가세하다 마지막에는 모두가 다 함께 춤을 춘다는 내용입니다. 라..

클래식 최고의 스테디셀러 - 헨델 오라토리오 〈메시아〉 중 할렐루야

George Frideric Handel - Oratorio 〈Messiah〉 HWV 56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독일 출신의 영국 작곡가 조지 프레드릭 헨델이 작곡활동 후반기에 작곡한 곡으로 헨델의 가장 유명한 작품입니다. 특히 2부 마지막 곡인 할렐루야 합창은 들어 보지 못한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한 곡입니다. 이 곡은 1742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초연했는데 초연 때부터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곡입니다. 이 곡의 인기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해서 영국에서는 초연 이후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단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연주하는 스테디셀러 곡이 되었습니다. (당시 음악들은 초연 이후 다시는 연주되지 않거나 작곡가 생전에 몇 번 연주되고 사후 묻혀버린 곡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아는 유명한 바로크 ..

교육과 감상을 한번에 - 브리튼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분석

Benjamin Britten - The Young Person's Guide to the Orchestra op. 34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진짜 곡의 제목이 이렇습니다.) 이 곡은 영국의 현대음악 작곡가인 벤자민 브리튼의 대표작으로 1945년 영국 정부가 청소년들의 음악 교육을 위해 오케스트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화 〈오케스트라의 악기〉를 제작하면서 여기에 사용할 곡을 브리튼에게 의뢰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이 곡은 교육용 음악이라는 목적에 걸맞게 클래식 음악치고는 정말로 특이하게 공식적으로 해설자가 등장합니다. 해설자는 곡의 중간 중간마다 곡에 대한 설명, 그리고 어떤 악기들이 등장하는지 알려줍니다. 교육용으로 매우 유익한 곡이기 때문에 발표 후 엄청난 인기를 끌어 작곡가의 대표작이 되었을..

혹평을 뒤집은 곡 -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Pyotr Ilyich Tchaikovsky -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35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흔히 4대 바이올린 협주곡이라고 하는 곡(베토벤, 브람스, 멘델스존, 차이코프스키) 중에 하나인데 음악성으로 봐도 매우 뛰어나지만 특히 대중적인 인기로는 네 곡 중에서도 가장 높은 협주곡입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클래식을 추천해 줄 때 1악장 중간 부분에 나오는 강렬한 멜로디를 들려주면 거의 좋은 반응을 얻더라구요. 곡 제목을 묻는 사람도 많았고...) 이 곡은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하는 곡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인기가 좋은 곡이기 때문에 현대의 바이올린 프로 연주자들 중 이 곡을 연주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정도로 바이올리니스트라면 한 번 쯤은 꼭 ..

젊은 바흐의 열정 -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

바흐 -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 (Bach - Toccata and Fugue in d minor BWV 565) 이번에 설명할 곡 토카타와 푸가는 바로크 시대 작곡가인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가 작곡한 오르간 독주곡입니다. 이 곡의 맨 처음에 나오는 멜로디는 안 들어본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수많은 대중매체에서 특히 절망적인 상황을 나타낼 때 이 음악의 도입부 멜로디를 효과음으로 사용합니다. 이런 이유로 바흐의 작품 중에서 대중적인 인지도는 가장 높은 곡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곡은 바흐의 젊은 시절인 아른슈타트 시기(1703년~1707년) 혹은 바이마르 시기(1708년~ 1717년)에 작곡한 오르간 곡으로 아른슈타트 시기 바흐의 스승이었던 당대의 오르간 대가 북스테후데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작품..

우정으로 탄생한 명작 -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Modest Petrovich Mussorgsky-〈Pictures at an Exhibition〉 Моде́ст Петро́вич Му́соргский-〈картинки с выставки〉 〈전람회의 그림〉은 러시아 5인조의 일원인 국민악파 작곡가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현재 국립국어원 정식 명칭은 무소륵스키입니다만 무소르그스키로 칭하겠습니다.)의 가장 유명한 작품입니다. 무소르그스키는 1874년 친분이 깊었던 미술가 겸 건축가인 하르트만이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난 후 개최된 유작 전시회에 참석했습니다. 전시회에서 본 하르트만의 작품들에 창작의 영감을 얻은 무소르그스키는 이후 그중에 10개의 작품들을 뽑아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이 10개의 모음곡이 오늘 설명할 〈전람회의 그림〉입니다. 미술 작품을 표제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 비탈리의 샤콘느

Tomaso Antonio Vitali - Chaconne in g minor 이 곡은 바로크 시대 작곡가인 토마소 안토니오 비탈리가 작곡한 샤콘느입니다. 샤콘느는 바로크 시대의 춤곡 양식 중 하나로 3박자 리듬에 일정한 형식의 화음이 반복되며 그 위에서 선율이 진행되는 양식입니다. 주로 바로크 시대에 많이 작곡된 곡이고 샤콘느 형식으로 작곡된 곡 중에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의 샤콘느와 함께 가장 유명한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탈리는 당시에는 제법 유명했던 음악가였지만 사후에는 완전히 잊혀졌고 이 곡 역시 1세기가 넘도록 잊혀져 있다가 19세기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 페르디난드 다비드가 발견해 출판하며 다시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비탈리의 샤콘느는 바이올린과 건반악기의 반주로 연주하는..

베토벤의 초창기 명곡 - 피아노 소나타 제 8번 c단조 op. 13 〈비창 소나타〉

Beethoven - Piano Sonata No.8 in c mionr op. 13 〈pathétique〉 베토벤의 〈비창〉 소나타는 베토벤의 초기 작품으로 op.135번까지 있는 베토벤의 작품 중에서 op.13 이면 작곡활동 상당히 초창기에 작곡한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곡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베토벤 곡들 중에서는 가장 빠른 시기에 작곡된 곡입니다. 초창기 작품이기 때문에 형식 면에선 스승 & 선배인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영향이 많이 보이지만 1악장의 서주와 같은 형식 파괴와 감정의 직설적인 표현 등 베토벤의 독창적인 특징도 어느 정도 나타납니다. 베토벤의 〈비창〉은 흔히 베토벤의 〈월광〉, 〈열정〉과 함께 3대 소나타로 불리는 작품입니다. 다만 이 3대라는 말을 너무 의식할 필요는 없는 ..

한국 최초의 크로스오버 음악 - 정지용의 〈향수〉

한국 최초의 크로스오버 음악 - 정지용의 〈향수〉 작사: 정지용 작곡: 김희갑 노래: 박인수, 이동원 이번에 소개할 곡은 국어시간에 한 번 배우고 음악시간에 두 번 배우는 〈향수〉입니다.;; 시 〈향수〉는 시인 정지용이 1927년에 발표한 시로 정지용의 대표작중 하나입니다. 발표 이후 현재까지도 한국인의 많은 사랑을 받는 아름다운 이 시를 가지고 여러 작곡가들이 곡을 붙여서 발표를 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곡이 작곡가 김희갑이 1989년에 작곡한 이 곡입니다. 이 곡은 특이하게도 클래식 성악가와 대중음악 가수가 듀엣을 하는 크로스오버 음악입니다. 이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결합이라는 시도가 당시 외국에서 한참 유행을 하고 있었고 거기에 영향을 받아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한 결과물이 바로 이 곡입니다. 가수는..

핀란드의 영혼이 담긴 곡 - 교향시 〈핀란디아〉

핀란드의 영혼이 담긴 곡 - 교향시 〈핀란디아〉 〈핀란디아〉는 이름에서부터 느낌이 오듯이 핀란드의 국민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가 1899년에 작곡한 교향시입니다. 이 곡을 설명하기 전에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는데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음악 성향입니다. 시벨리우스는 흔히 국민악파라고 불리는 작곡가인데 국민악파는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변방에 위치한 나라들이 음악의 중심지인 서유럽 음악들(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이탈리아)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기 나라 고유의 민요에서 멜로디를 따오거나 그 스타일을 차용한 음악 사조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 음악사조는 19세기~20세기 초 유럽을 휩쓴 민족주의 열풍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 곡은 핀란드의 제 2의 국가라는 평을 받을 만큼 핀란드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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